모두가 웃고 있고 나조차도 배를 부여잡고 낄낄거리는데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공감하며 진지한 이야기가 오고갈 것이라 믿었던 모임에는 가벼운 웃음만이 가득했다. 한 명이 너스레를 떨며 좌중을 웃기기에 바빴고 우리는 청중이 되어 맞장구를 치거나 목놓아 웃거나 했다.
나는 대화가 하고 싶었는데.
난 이러이러해서 저러저러하게 느꼈어.
난 이러저러한 경우라서 그 점이 어땠어.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하다니 대단해, 멋져!
그때는 참 속상했겠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오게 된 게 감사해.
등등
이렇게 마음을 어루만지는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는데, 나는. 무엇이 불편한가 생각해보았더니 나는 이런 흐름을 '소통'이라기보단 '일방통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누가 주인공이 되어 좌중을 들었다가 놨다가 하는 수동적인 관계보다는 무언가를 열심히 주고 받는 사이가 되고 싶다. 공감하고 이해받고 위로받고 싶고, 누군가에게도 내가 할 수 있는 한의 칭찬과 지지를 보내고 싶다. give and take가 가능한 대화, 활발히 에너지를 주고받는 모임. 그런 관계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