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간에 대한 강박증이 있다.
그래서 나는 새해의 계획을 주로 11월에 세운다.
뭐, 거의 계획 없이 살았지만 이번엔 꼭 하고 싶은 게 세 가지가 있다.
하나. 북 배우기. 내가 사랑하는 악기는 타악기이다. 어떤 악기를 좋아하는지조차 잘 몰랐는데, 어느 순간 내 귀에 쏙쏙 들어오는 소리는 타악기가 내는 소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원시 부족의 의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들을 엑스터시 상태에 빠뜨려 영적인 세계로 인도해준다는 북. 나는 아마 그 세계가 가고 싶어서 이렇게 기웃거리는 중인 듯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그런 종류의 북을 가르쳐준다는 곳이 없어서 내내 그것이 배우고 싶다는 얘기만 하고 다녔는데. 이제 겨우 가르쳐줄 수 있는 곳을 찾은 듯하다. 잘 못할지도 모른단 두려움이 앞선다. 그래서 자꾸자꾸 미루다가 늦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년엔 꼭 시작해서 그것을 함으로써 나는,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 리듬과 흥겨움이 나를 더 즐겁게 해주리라 믿어의심치 않으니까.
둘. 커피 배우기. 뭐 바리스타가 되겠다는 거창한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 일하면서 배우는 것이 가장 좋으나 나이 많은 사람(?)은 써주지도 않고, 전문적인 교육기관은 어마어마한 수강료를 매긴다. 그런데 회사 근처의 한 카페에서 커피교실을 연다는 이야기가 있다. 수업료는 차값 정도면 충분하다고. 기회가 왔다.
셋. 요가. 난 얼치기 요가를 해왔다. 아주 단순한 몇 가지 동작을, 생각날 때마다 가끔씩. 하지만 이제 제대로 배우고 싶다. 내 한 몸이 이 지구를 올바르게 지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온몸의 기운들이 모두 제자리로 가서 하나의 균형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문제는 여러가지를 하고 싶은 열망은 가득하나,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못하는 나이기에. 무엇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냐이다. 하지만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할 수 있다면 내 인생은 더 좋아질 거다. 무엇을 할줄 알게 된다는 것, 그것은 기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