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친구가 애를 낳았다. 산후조리원에는 2주간 있을 건데, 170만원이라 했다. 이정도면 싼 거고 보통이 2주에 200이라 했던가.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다.
-도대체 애를 낳는 데 돈이 얼마나 드는 거야?
사람들이 애를 낳으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할 때마다, 나는, 마음 한구석으로 비웃곤 했었다.
-아니, 애한테 좋은 것만 해 줄려고 하니까 그렇지. 그냥 낳아서 적당히 키우면 될걸. 나는 사교육도 많이 안 시키고 이것저것 강요 안 할 거야. 그러니까 돈 많이 필요 없어.
하지만 그때서야 왜 요즘 세상에서는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데 돈이 드는 건지 조금 알 것 같았다.
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옛날엔 애 낳고 조리원에서 조리 안 해도 다들 잘 살았는데...... 집에서 애를 낳는 사람도 많았으니 그들에겐 미역국 값이나 조금 들었을 터이다. 그래, 요즘엔 핵가족 시대니까 친정엄마나 시어머니가 돌봐 줄 수 없다고 치자. 산모의 건강을 생각해서 조리원이 필요하다 치자. 그런데 저 170만원이란 돈은 도대체 어떻게 산정이 된 거지?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하루에 12만원이 조금 넘는 돈이 들어간다. 하루 세 끼에 난방 좀 해주고 방 좀 빌려주는 게 12만원?(뭐, 다른 서비스도 있겠지만 그것까진 잘 모르고) 그들이 얼마나 관리를 잘해주는진 모르겠지만, 내겐 턱없이 비싸 보인다.
내가 듣기론 산후조리원이란 게 생긴 게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고, 처음엔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다 한다. 점점 소비를 부추기는 세상이라지만 어느 순간 당연하지도 않은데, 당연히 지불해야 되는 비용이 점점 불어난다. 기술이 발달하고 좋은 것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 다들 더,더,더 열심히 돈을 벌고, 더더욱 열심히 축이 난다. 아, 인간의 삶이 이리도 불쌍할 수가.
나는, 남들이 하는 대로 그냥, 따라가는 건 잘 못하는 인간이라서. 참 고민스럽다. 이 이상하고 험난한 자본주의에서 어떻게 내 의지대로 살아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