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휴대폰 문자로 속보가 왔다. 작년에 이포댐에서 고공농성을 했던 염형철 국장님, 박평수 위원장님, 장동빈 국장님 세 분에게 각 징역 1년 6개월이 떨어졌고, 이를 방조한 혐의로 환경연합 김종남 사무총장님과 박창재 국장님께는 징역 6개월이 떨어졌다고 한다. 아무 생각없이 문자를 열었다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뭔가 잘못 읽은 건 아닌가 싶어서 다시 한번 봤는데, 여전히 내용은 변함이 없었다. 도대체 누가 무슨 죄목으로 이들에게 실형은 선고한단 말인가? 게다가 방조죄라니! 이들의 고공농성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한 둘이 아니었다. 방조죄를 물으려면 이포댐을 지지방문했던 수많은 국민들에게도 같은 죄목을 적용시켜야 할 것이다. 게다가 더 무서운 건 각 개인당 1억이 훌쩍 넘는 손해배상 민사소송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참 뭐라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소식이다.
여기 세 분중에 박평수 위원장님을 제외하고 두 분은 새만금때부터 몇몇 굵직한 투쟁현장에서 함께했던 분들이다. 작년 여름 이 분들이 좁은 콘크리트 상판 위에서 폭우와 폭염을 견디며 고생하실 때 단 한 번 밖에 찾아뵙지 못했다. 그나마 멀리서 망원경으로 수척해진 얼굴을 보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결국 41일만에 자진해산하고 곧바로 경찰에 연행되었단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리고 지금 실형이 구형되었단 소식에도 그 분들을 향한 미안함과 정부를 향한 분노를 느끼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암담하다. 4대강과 관련된 다양한 소송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과거 새만금이나 고속철도 건도 그랬지만, 환경파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서 잘된 경우는 한번도 못 봤다.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건, 작년에 이포댐과 동시에 함안댐 고공크레인에 올라갔던 최수영 처장님, 이환문 처장님 두 분은 모두 구속영장이 기각되던 것이다. 이포댐과 함안댐의 차이는 과연 뭘까? 이포댐은 41일을 버텼고, 함안댐은 20일밖에 못 버텼기 때문인가? 함안댐은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들이 찾았지만, 이포댐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지지방문이 있었기 때문인가? 모르겠다. 어차피 저들의 논리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관용과 포용의 마음으로 저들의 주장을 들어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내 기준에서 범죄자는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정부 관계자들과 개발업자들이지, 절대 저들에게 죄를 물을 수는 없다!
가을이라, 바람은 선선하고, 하늘은 높고 푸른데,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강정마을의 상황도 우울하고, 한진중공업과 김진숙 선배를 생각해도 우울하고, 4대강 사업을 생각해도 암울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폭발사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최근에는 후쿠시마현 이타테무라에서 대량의 플루토늄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플루토늄은 반감기가 무려 2만4천65년이나 되는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다. 바로 이웃 나라에서 역사상 최악의 핵폭발사고가 터져서 벌써 수개월째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언론은 이걸 다루는 곳도 별로 없다. 게다가 가카께서는 이번에 유엔에서 원전확대를 주장하는 연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참 개념없는 인간이다.
아래는 4대강 관련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