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합에서 정부의 안일안 태도에 더이상 기대지 않고, 스스로 방사성물질을 측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고가의 방사선검출기를 구매하기 위한 모금에 들어갔다. 네이버 해피빈에 마련된 이 모금함은 며칠째 논란에 휩싸여, 찬반 논쟁이 한창이다가 어제 양이원영 국장의 해명글 이후로 조용해진 듯 하다.
일단 정부의 태도야 뭐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하고, 그렇다면 고가의 장비를 구매하기 위한 모금활동에 대한 부분인데, 여러가지 반론이 있었지만, 대부분 지난번 공금횡령과 성스캔들 건을 언급했다. 오래전 녹색연합이 장원씨의 스캔들로 큰 타격을 입고, 그일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데 꽤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환경연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앞으로 오랫동안 그때 그 일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어쨌거나 이번 모금활동의 취지에는 공감하는 바이지만, 과연 해피빈의 모금만으로 그렇게 큰 돈을 모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고, 또 그 장비를 구매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인데, 이부분에서 얼마나 상세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 모금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에게 납득할만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을지. 뭐 이런 부분들에 조금 의문이 든다.
이번 논란과 관련하여 양이원영국장이 쓴 글을 읽으면서 또한번 정부와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측의 태도에 놀라게 되었다.
1. 방사성물질 검출은 사고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나서 국방기관에서 제논이 검출될 때까지 일주일에 1회밖에 측정하지 않다가 28일부터 뒤늦게 매일 측정을 시작하고
2. 후쿠시마현 부근 4개현에서 식품 수입 금지한다고 발표하더니, 알고 봤더니 그쪽에서 출하금지된 것만 수입금지하고(수입할래야 할 수 없는 출하금지 된 품목들)
3. 방사선방호를 책임지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방사능 비 매일 2리터 마셔도, 방사능비 한 달 내내 맞아도 안전하다고 하고
4. 요오드 기체를 검출하는데 추가로 더 필요한 활성탄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전국 12개 측정소와 활성탄 필터를 추가로 사용한 울진민간환경감시기구 측정 결과가 최고 6배가 차이 나는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활성탄으로 측정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5. 방사능비 맞은 채소에 방사성물질 검출되었는데 그것도 40개 표본 조사해서 나온거고 유통된 뒤 4일 후에 발표했어요. 지금도 농수축산물 전수조사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어떤 품목은 한 달에 한 번 어떤 품목은 일주일에 두 번 합니다.
6. 우리나라는 이런 공간방사선량을 측정하는 곳이 전국에 70곳이고, 방사성물질을 검출하는 곳이 전국 12곳입니다. 물론 요오드와 세슘만 가능합니다. 서울은 한양대 옥상 한 곳이 전부입니다. 이곳의 측정 결과로 서울 전체가 안전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인용한 6개의 항목 중에 제일 황당한 건, 3번이다. 방사능 비 매일 2리터씩 마셔도 안전하다고 한 한국원자력기술원장이란 인간은 제발 매일 2리터씩 마셔보고 주둥아리 놀렸으면 좋겠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 2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주변지역에서는 여러 경로로 피폭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세슘의 반감기는 30년이니, 아직도 그 양이 절반 이상 남아있다는 얘기다!)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진다고, 방사성물질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앞으로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는 양이원영 국장의 마지막 말에 공감한다.
어쨌거나 중요한 건, 제대로 된 정보를 누구라도 알기 쉽게 공개하는 것이다. 정부와 한수원이 제 할일을 등한시 한다면, 환경단체라도 나서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 바로가기
http://happylog.naver.com/happykfem/rdona/H000000054116
양이원영 국장의 해명글 바로가기
http://www.kfem.or.kr/kbbs/bbs/board.php?bo_table=discussroom&wr_id=30469&sca=&sfl=&stx=&sst=&sod=&spt=0&page=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