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水巖 > 모윤숙 - 밤 바다
< 밤 바다 >
- 모 윤 숙 -
안식도 미소도 바라지 않는다.
조용한 밤 12시는 더 바라지 않는다.
철빛 안개 흐르는 멀리로
한점 얼음 빛을 바라는
십만리 기 - ㄴ 하늘 속 그별 하나가
이 밤엔 나의 휴식 노래의 몸짓 !
황혼이 몰고 간 구름과 호수와
석류나무에 아로새겼던 낮에 환상이
물빛에 지워져가는 수평의 망각우에
심술스런 바다는 폭소를 풍기며
유리창을 감는다 상한 추억을 휘몰아간다.
의사당처럼 출렁대는 바다위로
보던 신문이 날아갔다.
유석, 창랑, 만송, 누구 누구 이름들이 섞인
석간 신문이 그만 대마도쪽으로 날아갔다.
암초와 씨름하는 우리 선수들
몸은 비록 수평통에서 사흘 지나
이름만은 적힌 그대로 가즈런히 손잡고
시원히 의좋게 바다위를 헤엄쳐라.
저 건너 뺀드의 여운도 잦어지고
물소리 더운 귓가에 산득거린다.
바위를 뜯는가 ? 내 행복한 고독을 뜯는가
창가에 다달었다 마지못해 물러가는
파도 자락들 ...........
* * *
바다를 걸을 수 가 있을까 ?
파도 위에 등을 밝혀 이 밤을 가고 싶다.
석유등 같은 희미한 불이 보인다.
밀수 배일까 ? 고기ㅅ배일까 ?
어느 비겁한 해적이 지나가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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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석(조병옥), 창랑(장택상), 만송(이기붕) 이승만 정권 당시 야당, 여당 인사들의 호.
그 자리에 노무현, 박근혜, 김 00? 이렇게 늘어 놓아보면 이해가 쉽겠죠.
그 누구 누구의 이름들이 섞인채 바다에 빠져 떠내려가는 석간 신문 .
참 재밌다. 바다에 빠졌으니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시원히 흘러가라는 이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