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실험실 벤처 1,000억 대박
대학 실험실에서 창업한 벤처기업이 처음으로 코스닥에 등록돼 1천억원대의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13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정밀 측정장비 업체인 SNU프리시젼이 12~14일 공모주 청약을 받아 25일 코스닥 시장에 등록될 예정(경향신문 1월10일자 20면 보도)이다.
이 회사는 1998년 2월 서울대 공대 기계항공공학부 실험실에서 현 대표인 박희재 교수(44)가 연구원(대학원생)들과 함께 창업한 서울대 실험실 창업 벤처 1호다.
SNU프리시젼은 창업 7년만에 액면가(500원)의 54배인 주당 2만7천원에 공모 청약을 받게 돼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천18억원에 이르게 됐다.
이에 따라 27%의 지분을 가진 박교수의 주식평가액은 2백79억원에 이르며, 앞으로 주가가 오르면 평가액은 더 커지게 된다. 일반청약 첫째날인 13일 청약 경쟁률은 9.38대 1로 투자자들의 관심은 크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대학 실험실 벤처가 코스닥에 등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코스닥 진입에 성공하게 된 것은 2002년 ‘LCD 3차원 나노 형상 측정장비’를 개발하면서부터다.
LCD패널 제작과정 중 유리 사이의 형상 높이를 측정해 그 사이에 액정을 정확히 주입할 수 있는 장비다.
그해 말 LG필립스LCD에 이 장비를 처음 납품한 데 이어 대만의 AUO와 CPT, 중국의 BOE 하이디스 등 매출처를 다변화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의 경쟁사를 제치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73%)를 달리고 있다. SNU 프리시젼의 주력생산품도 이 장비이며 회사 총 매출액의 98%를 차지한다.
지난해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3백16억원에, 영업이익 1백39억원을 냈다. 올해에는 매출액 7백68억원에 2백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한편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코스닥 등록을 위한 예비심사 때 예정 공모가가 주당 25만~27만원으로 책정돼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공모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