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레져 > 최승자, 어떤 나무들은 (판다님의 선물)
나는 언제나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해 왔었다. 나는 언제나 내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생각해 왔었다. 나느 ㄴ내가 다 늙어서 이제 아무것도 시작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 왔었다. 무엇을 시작하기에도 너무 늦었다고 생각해 왔었다. 나는 현재가 감옥이라고 생각했었고, 미래도 닫혀진, 출구 없는 감옥이라고 생각했었고, 나는 시간이 감옥이라고 생각해 왔었다.
그것은 내가 무의식적, 집단적으로 프로그램화된, 그렇게 보도록 짜여진 사회에서 살았기 때문에, 역사, 전통, 계급, 통념, 상식, 권력, 학교가 그렇게 보도록 프로그램화시킨, 그리하여 내 세포들의 유전자와 내 감수성과 내 사고력에 내가 일생토록 그렇게 보고 그렇게 느끼고 그렇게 생각하도록 프로그램화시킨 것에 충실히 순응했기 때문에 (라기 보다는 내가 거기에 과잉반응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였다.
이제 나는 그 프로그램을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나는 더이상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 내가 얻은 가장 큰 소득이다. 내가 나를 불행하다고 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은 내게 강요되었던 가치관의 정체를 내가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고 그리고 그런 가치관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내가 나를 불행하다고 보지 않을 때, 내가 현재를, 미래를, 시간을 더이상 감옥으로 보지 않게 되었을 때 나는 어떤 가능성의 입구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최승자, 어떤 나무들은 266쪽~ 267쪽>
A Cloudy Day - Dawson, Montague
흐린날이 있으면 맑은 날도 있다.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던 말을, 새롭게 받아들여야 할 때다. 이 책은 판다님의 선물이다. 역시 책 선물은 단 하나의 기능만 하지 않아서 좋다. 그 사람의 성공을 빌고 싶으면 책을 선물하라고 했다지 않은가... 판다님 고마워요. 오늘, 명절 휴유증, 명절의 혼돈속에서 빠져나와 조금은 내 일상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