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A412466275 출간 소식을 알자마자 달려왔습니다. 그간 팟캐스트로 쭉 들어오던 차였기에 굉장히 기대됩니다. 서울 어디든 달려갑니다. 책이 기다리지는만큼, 낭독회역시 기다려집니다. 출간까지 어찌 기다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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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는 누구인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김 박사는 누구인가?
이기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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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를 쓴다는 것은 이런저런 이유로 쉬운 일이 아니다. 책이 재미있으면 재미있는대로, 책이 재미없으면 재미없는대로 쓰기가 어려운 것이 리뷰라는 것이다. 사실, 가장 리뷰 쓰기 좋은 책은 적당한 책이다. 적당히 재미있거나 적당히 재미없을 때, 그 '적당함' 속에 내 할 말이 생긴다. 책이 너무 쉬우면 할 말 자체가 없어지고, 책이 너무 어려우면 읽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져버린다. 책이 너무 나쁘면 그 나쁨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전에 시간이 아까워지고, 반대로 책이 너무 좋아도 이 책에 어떤 말을 붙여야 할지 몰라서 말이 없어지게 된다. 이 책은 후자의 이유로 리뷰 쓰기가 어려워지는 책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것이 알라딘 신간평가단의 마지막 리뷰 도서인 것을.

난 불명확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주 잘 쓴 경우가 아니면 오픈 엔딩은 종종 작가의 무능력을 나타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나중에 인터넷으로 다른 이의 리뷰나 해설을 찾아서 그 불명확한 부분을 명확하게 바꿔야 직성이 풀리기도 한다. 하지만 첫 이야기부터 마지막 이야기까지 느껴지는 단편답지 않은 묵직한 무게감은 바로 그 '빈 공간'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빈 공간이야말로 이 책에 담긴 이야기의 핵심이기도 하다.

나는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짐작과 진실 사이엔 그 리 큰 강물이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짐작이란, 어쩌면 진실을 마주 보기 두려워서, 그게 무서워서 바라보는 그림자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또한 갖게 되었다. 그리니 이 이야기의 운명 역시 어쩌면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 P.263 <화라지송침> 중


나의 '오타', 후진이 되지 않는 삼촌의 프라이드, 김박사의 존재, 눈에 침을 뱉은 소녀의 정체, P와 얽힌 진실, 이정의 의미, 죄책감의 이유, 팬티인지 반바지인지 ... 이 모든 의문들은 이야기에 공백을 만들고 우리는 짐작을 통해 그 공백을 채운다. 그 짐작은 진실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렇게 살짝 감춰져 있기에 그 진실이라는 놈이 더 무겁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까지 한다. 그래, 사실 사람들은 '진실'을 원한다고 하지만, 막상 진실을 들이대면 눈을 돌려버리고마는 존재일런지도 모른다. 진실은 때론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무게를 지니고 있다. 정작 남의 이야기는 술술 늘어놓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해 달라는 요청에는 입을 다물어버리는 김박사처럼, 우리의 이야기에는 그런 공백이 생긴다. 그리고 그 공백이 다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 공백은 부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이야기를 완결시키며, 이 책은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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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 케이스북 셜록 시리즈
가이 애덤스 엮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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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자마자 읽고 낄낄거리다가 다시 시즌 1 블루레이를 틀었습니다. 셜록을 재미있게 본 분이라면 구입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구성이 꽤 알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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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당한 유언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배신당한 유언들 밀란 쿤데라 전집 12
밀란 쿤데라 지음, 김병욱 옮김 / 민음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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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친구는 에코의 '푸코의 진자'를 읽고 나서는 어떤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고, 나 역시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반 이상이 지나도록 알쏭달쏭해지기만 하는 내용에 갸웃거리기만 하며 내 지적 무력함을 뼈저리게 느꼈는데, 에코는 차라리 나았다. 그건 최소한 미스테리한 사건이라도 있지, 이 책은 처음부터 내개 큰 벽이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어째서 소설도 아닌 에세이집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 거냐며 궁시렁거렸다.

 

 이 에세이집에 나오는 일부 소설가는 심지어(!) 이름 조차도 생소했고(특히 1부는 이게 무슨 말인지도 모를 정도로 얼떨떨한 기분을 안겨줬고), 작품들 역시 대부분 낯선 것들이었다. 영화를 보지 않고 영화리뷰를 읽는 격이니 이 책이 내게 친숙할 리가 없다. 심지어 이 책 표제가 왜 '배신당한 유언들'이었는지도 마지막에 가까워져서야 깨달았단 말이다!! 때문에 내가 느낀 것이 제대로 느낀 것인지가 맞는지,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도 확신을 하지 못하고 우물거리기만 할 뿐이다.

 

 사실 이 책은 배신당한 유언에 대한 책은 아니라고 본다. '철수가 다리를 다쳤대'에서 시작한 말이 사람과 사람을 거치면서 '철수가 죽었대'로 변해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이 '철수가 죽었대'라고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 사실이 본질(철수가 다리를 다쳤다)에서 얼마나 멀어질 수 있는지, 하나의 사실이 얼마나 심하게 왜곡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고, 그에 대한 사유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도 소설을 보면서도, 우리는 그 작품만 오롯이 접하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일단 그 책에 대한 광고, 짧은 비평, 잡지사의 선전 문구, 리뷰, 서평 등등을 거치면서 오히려 그 작품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게 아니라 그 작품에 대한 이해가 왜곡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과정을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보다 더 깊이 이해하려고 하는 그 과정들이 보다 깊은 오해로 이끌어가는 것은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닐런지도 모른다.

 

 바쁘게 흘러가는 것은 시간이요, 그에 따라 없어지는 것은 여유라지만, 이 책만큼은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 다시 한 번 손에 잡아보고 싶다. 그 때는 헤밍웨이, 스트라빈스키, 야나체크, 카프카와 조금 더 친해지고, 또한 쿤데라의 소설도 몇 편 읽은 후가 될 것이다. 그러면 이 책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내게 보여줄 것 같다. 아니, 반드시 그럴 것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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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5-30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이든
그 책 하나만 읽으려 해서는 제대로 못 읽어요.
그 책 하나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과 이야기과 삶과 사랑을
고루 살펴야
비로소 책 하나 읽을 수 있어요.
 
[선셋파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선셋 파크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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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장을 읽고 한동안 생각했다 - '도대체 이걸 보고 어쩌라는 거지?'

소설은 선셋 파크라 명명된 무허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말하는 순차적이란, 시간 순서대로라는 의미가 아니다. 때로는 시간이 뒤섞이기도 하고, 관점이 엇갈리기도 하다. 한 인물이 서술한 사건의 뒷이야기를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사건'을 한 줄로 줄이기란 어렵지 않다. '어느 날, 선셋 파크를 무단으로 점거하고 살던 사람들이 쫓겨났다' --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이 소설이 그려내고 있는 '사건'의 전부이다.

하지만 이건 단지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일 뿐이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이 소설에서는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으로 가지고 하나의 장소에 모이며, 또 각자의 이유로 흩어지게 되는 이야기들이 서로 얽혀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이야기라는 건 참으로 유쾌하지 않다. 솔직히 좀 짜증나기도 한다. 도대체 이 소설에서 호감이 가는 인물이라고는 별로 없는 것이다. 일단 주인공격인 마일스 헬러부터가 글러먹었다. 낭만이니 그 자신에게는 진실한 사랑이니 포장해도 미성년자와 사귀는 사람 아닌가. 과거에 얽매여 현실을 무시하는 인물이고, 그러면서도 현실에 초연하지 못한다. 빙 네이선은 또 어떻고? 선셋 파크를 만들 만큼 리더쉽도 있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내치지 않을 정도로 사람도 좋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리더쉽' 때문에 결국 사람들을 파멸로 몰아넣게 되는 인물이 아닌가. 그외 등장인물도 다 나름의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이 소설이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했고, 읽는데 든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돌이켜 생각해보건데, 그 이유는 바로 등장인물들이 재수없으리만큼 현실적인 바로 그 짜증남에서 나왔다. 당장 바로 내일 거리에서 나와 마주칠 것 같이 재수없는, 호감이라고는 가지 않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고,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에 그렇게 빠져들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 나 역시 그렇지 않느냔 말이다. 때론 마일스처럼 과거에 집착해 현실을 놓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현실의 알량한 내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 생기면 발끈하지 않던가. 때로는 빙처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낙관과 이상주의에 젖어보기도 하고, 앨런처럼 한없는 우울감과 막연히 떠오르는 피해의식에 무기력해본 적도 있지 않던가. 처음엔 영 호감이 가지 않던 주인공이 후반부로 가면서 눈부신 성장을 하는 것에 정신없이 몰입하면서 봤다.(특히 앨런의 변화는 깜짝 놀랄 정도이다. 이후 가장 잘 살아남을 인물로, 나는 주저없이 앨런을 꼽을 것이다.)

아,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내가 정말 폴 오스터에게 농락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주인공들을 내세워 마음을 풀어놓더니 결국 그 주인공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들의 미래를 응원하게 되고, 그래서 '각자 자신의 길을 가기로 하고 떠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정도로 끝내 줄 거라 안심하게 만든 상태에서 그렇게 뒤통수를 치다니! 아, 작가, 이 나쁜 사람같으니라고. 끝나고 정말 이게 결말 맞나 싶어서 몇 번이나 책을 넘겨봤는데, 그게 정말 결말 맞더라.

그는 아버지를 실망시켰고, 필라를 실망시켰고, 모든 사람을 실망시켰다. 차가 브루클린 다리를 건널 때 그는 이스트 강 건너편의 거댛나 선물들을 바라보며 사라진 건물들, 무너지고 불타 더는 존재하지 않는 건물들, 사라져가는 건물들과 사라지는 손에 대해 생각했다. 미래가 없을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이 가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금부터 어떤 것에도 희망을 갖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이 스쳐지나가는 순간, 지금 여지 있지만 곧 사라지는 순간,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지금만을 위해 살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p.328)

저 부분을 한 열 번은 그 자리에서 읽은 것 같다. 결말의 허함과 의아함을 달래기 위해 그렇게 눈이 마지막 페이지 위를 오갔다. 그리고 생각했다. 마일스가 '어떤 것에도 희망을 갖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살자'고 다짐한 그 모습이 역설적으로 이 소설 속 어떤 행동보다도 어떤 말보다도 희망적임을.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는 모든 희망은 공허하다. 과거를 바라보는 사람의 눈에는 희망이 비치지 않는다. 장밋빛 미래만을 바라보는 사람의 희망은 공허하다. 희망은 철저히 현실을 바라보는 자에게만 보이며, 현실을 살아갈 때 희망도 다가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히려 희망을 버리고 드디어 현실에 눈을 돌린 마일스의 모습이 그렇게 가슴아프면서도 대견하게 다가올 수가 없었다. 괜찮다. 그의 앞에 기다릴 미래는 그가 꿈꾸던 것처럼 만사 잘 풀리는 미래는 아닐지도 모른다. 양어머니와는 끝까지 화해하지 못할 수도 있고, 감옥에 가서 몇 년을 또다시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의 미래가 암울할 것 같지많은 않다. 마일스 헬러와 메리-리의 모습은 그가 결국 쟁취할 그 미래, 희망처럼 우뚝 서 있지 않던가. 이 소설 속에서 그들의 과거는 자세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모리스 헬러나 메리-리의 과거 역시 좌충우돌이었고, 온갖 고뇌로 가득 차 있었다는 걸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지금 파산을 눈 앞에 두면서도 모리스는 마일스에게 뿐만 아니라 그 출판사 사람들에게 든든한 우산이 되어주고 있지 않던가. 배역을 위해 소중히 가꿔 온 몸매를 버린 메리-리의 모습은 보지 않아도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던가. 대개 희망이란 현실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새겨지는 주름과 같은 것, 바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아름답지 않을지도 몰라도 절대 비웃지 못할 무게를 가진, 그런 것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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