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본적으로 싸움이나 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사문제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오프라인에서 이야기하지, 온라인 상에서는 이야기를 아끼는 편이다. 아무래도 온라인에서 이야기를 하면, 쉽게 감정이 격해지고, 말실수를 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오늘, 주말에 대한 예의를 지킨답시고 어제 밤새도록 책을 읽고 새벽에서야 잠들었다 느지막히 일어나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니 알라딘 서재에서 또 난리가(?) 났다.(라고는 하지만, 평소보다 관련 글이 조금 많은 정도) 어찌된 일인가 찾아보니, 한기호 소장의 발언 때문이었다.


(*출처 : http://blog.naver.com/khhan21/110157930257)



  솔직히 관련 글까지 쓴 내게 이 발언은 상당히 기분 나쁜 발언이다. 이 사람이 혹시 말실수를 한 게 아닐까 싶어 이 사람 블로그 목록을 띄워보니, 이 사람, 상당히 호전적이다. 어떤 '쓰레기들의 합창회’, 외톨이가 되어가는 알라딘, 알라딘에 대한 출판인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알라딘은 강도이자 양아치인가?, 교보문고의 ‘지식과 지혜의 샘’은 ‘악취 나는 오물 구덩이’에 불과하다, 막나가는 교보문고 -- 등등. 개인적으로 아무리 일개 네티즌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어떤 발언에 대해 조롱하고 비난을 퍼붓는 것은 좋게 보지 않는다. 하물며, 무슨 소장 씩이나 된다는 사람이 이러고 있는 것은 상당히 보기 안 좋다. 아, 말투로만 비판을 하는 건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 될 수 있기에 잠깐 자제하고 글을 읽다보니, 이 사람이 논리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사람을 호도한다는 것을 쉬이 느낄 수 있었다. 아, 여기서 언급한 중고서점에 대해서는 또다시 할 말이 많지만, 일단은 접어두도록 한다.

  이미 링크한 '들어가보지도 않았는데, 알라딘 알바들 다수가 활동' 운운부터 이 사람이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이 아무리 화가 나고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아무리 모 연예인이 기분 나쁘고 자기 눈에 쓰레기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 말은 연예인에 한정되어야 하지, 그 팬들까지 조롱과 비난을 퍼부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아직 정가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가진 나 같은 사람이나, 알라딘을 탈퇴하지 않고 꾸준히 책을 사고, 활동하는 사람까지 '알바'로 몰아붙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은 알라딘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독자들에 대한 공격이고, 그 독자들의 선택에 대한 조롱이다. 심지어 이를 지적하는 댓글에는 이런 댓글을 달았다.

 

 우리는 이런 것을 두고 '진영논리'라 부른다. 진영논리 - 내가 속한 진영의 주장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고, 객관성을 따지기보다는 일단 같은 편이라는 것만으로 받아들이며, 대신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서는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논리성/객관성이 있는지를 따지기보다는 그것이 상대방 진영의 주장이라는 것만으로도 반박하는 행위인 이 '진영논리'는 얼마나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인가. 이 정도 되면 링크한 글 말미에 '알라딘에서 일하는 노동자' 운운은 그저 가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러면서도 댓글에 '아직도 알라딘 탈퇴 안 했느냐'라고 하거나, 공공연히 '출판사들을 돌면서 알라딘에 책을 공급하지 말라고 하는 중이다'라고 한다거나, '적을 많이 만드는 것도 내 운명'이라며 피해자인 양 하고 있으니, 보는 사람으로서는 참으로 답답한 '벽'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알라딘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알라딘 알바'로 몰아붙이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는 다른 댓글에는 '미안하다'는 투의 댓글을 달긴 했지만, 27일 오후 2시56분 현재, 아직도 글은 수정되지 않고 있다.

 

 

  프레시안의 뉴스 중 일부다. 이것이 아마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결국 내가 출판사들이 알라딘에게 출고 정지를 한 게 일종의 '파업선언'과 같은 행위가 아니라, 강자에게 약하고 (상대적) 약자에게는 강한 횡포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교*같은 온/오프라인 1위 업계가 알라딘과 같은 행동을 했어도 당당하게 보이콧 할 수 있었겠는가. 정말 그들은 독자들을 위하는 것인가. 내 눈에 알라딘을 보이콧했다는 출판사들이 생존권을 위해 투장한다기보다는 괜찮은 먹잇감이라며 일단 물고 뜯고 보는 비열한 행위로 보이는 게 단지 기분 뿐인가.

 

 뭐, 한기호라는 사람은, 이런 나도 알바로 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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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1-27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길을
찾을 수 있기를 빌어요......

이카 2013-01-28 01:0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지금의 논쟁은 소모전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리어 그 소모적인 논쟁 속에 독자들은 소외되어 있다고 느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