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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 삶을 재발견하는 최고의 법칙
척 마틴 지음, 김명신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친구를 사귄다고 가정해보자. 상대방에 대한 관심 없이 그것이 가능할까? 아니다. 관심은 친구를 만드는 데 있어서 첫 출발과 같다. 물론 관심에도 종류가 있다. 지나친 관심은 부담스럽게 만들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관심은 일상적인 관계에 머물게 한다. 친구를 사귈 수 있을 정도의 관심은 그래서 상대에 대한 배려를 그 내부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관심을 끌어낸 속 깊은 진심이 제대로 전달된다.
'삶을 재발견하는 최고의 법칙'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관심』은 어느 날 불쑥 부장 자리를 맡게 된 월터가 브라이언에게 조언을 듣고 행하는 과정을 통해 중심 주제인 관심을 단계적으로 풀어간다. 추상적인 소재를 다루는 데 있어서 이야기체만큼 제격인 문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상황과 사건을 참 맛깔스럽게 그려냈다.
월터가 맡은 부서는 직원들이 연달아 사표를 내고 남은 직원 또한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만신창이 부서였다. 월터가 친구 브라이언에게 전화를 건 것은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는 그가 1년 전부터 거둔 성과와 개인적인 변화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브라이언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일 속에 파묻혀 허덕이던 어느 관리자가, 자기 자신을 개선하고 일과 삶에서 행복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듣고 그걸 자기 상황에 적용했다네."
브라이언이 루나 커피숍에서 들은 이야기에 월터와 같이 귀기울여보자.
유니셰어 테크놀러지 주식회사의 직원으로 주말도 마다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한 빌 테일러는 상사로부터 계열 회사인 그랜드뷰 사장직을 제의 받는다. 빌은 성공으로 가는 큰 기회를 잡은 줄로 생각했다. 성과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빌은 빠르게 업무에 적응해 갔다. 첫 달은 목표치에 다다르지 못했다. 두 번째 달이 시작되자 빌은 자신의 근무시간을 늘렸다. 유니셰어 테크놀러지 주식회사에 근무할 때처럼 주말도 반납하고 가족과 유리된 채 회사 일에 매달렸다. 셋째 달에도 목표 달성은 요원했다. 그러는 사이 빌은 계속되는 과로로 기진맥진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빌은 본사에서 보낸 한 사람과 루나 커피숍에서 마주한다. 그(이하 선생)가 빌에게 성공의 비결 세 가지를 들려준다.
- Find It(일하기를 멈춘 다음, 주위를 둘러보고, 귀를 기울여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진상을 파악하는 단계)
첫 번째 단계인 '발견하기'는 주변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선 그 주변을 잘 이해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선 하던 일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고,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바삐 달리고 열심히 일하느라 생활의 균형이 깨지면 개인에게도 치명적이지만, 결과적으로 회사에도 이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 그런 인식의 출발점이었던 것이다. 선생의 권고대로 빌은 하루 일을 멈추고 직원들을 관찰한 결과를 들고 다시 루나 커피숍에서 선생과 대면한다. 일을 체계적으로 처리하는 스테파니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고 있으면서 자신이 사장자리에 적임이라고 생각하는 마이클, 자기 방식대로 일을 처리하는 로널드를 둘러보기는 했는데 그들의 말을 경청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한다.
- Change It(보고 들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하나하나 실행하는 단계)
두 번째 단계는 '변화하기'다. 곧 발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특정 일을 해낸 직원에 대한 감사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사는 고맙다는 말로 표현되어야 한다. 또한 직원들은 봉급 인상에서 멈추지 않고 성장과 더 많은 지식과 훈련, 그리고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존중받고 싶어한다는 점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필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선생의 말마따나 딸의 병원 치료 때문에 지각하는 스테파니를 위해 업무 시간을 조정해 주는 건 스테파니가 지각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고 보다 당당하고 활기차게 일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과도한 업무 부담에 시달리는 마이클에게는 그의 일을 보좌해 줄 보조원을 서둘러 붙여야 한다. 그렇게 하면 마이클은 그가 늘 아쉽게 생각하고 있던 직원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잠재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불만족한 평가로 회사 방침에 등을 돌린 로널드에게는 그가 해낸 과거의 공적을 공개리에 칭찬하고, 아울러 그가 인지하고 있는 회사 내 문제를 공적인 업무보고 석상에서 지적하도록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당연히 로널드는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내 회사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조치가 비록 작은 것들이지만 그것을 경험하는 개인에게는 결코 작게 느껴질 수 없는 것들이다. 작은 변화가 가져올 작지 않은 결과를 굳이 말해야 할까?
- Pass It On(알아낸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명확히 전달하여 함께 개선을 도모하는 단계)
마지막 세번째 단계는 '전달하기'다. 지금까지 해온, 일을 멈추고, 상황을 파악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일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도록 전파해야 한다. 피라밋 구도 속 관계망처럼 급속히 퍼져나가야 사소하지만 결정적으로 직원들을 무력하게 만드는 다양한 문제들을 수시로 개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탈바꿈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우선 중단해야 할 일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것은 과도한 회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정기 또는 수시 보고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불필요한 일을 줄여 나가면 회사 전체가 정말 필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당연히 업무 효율성이 증가한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그것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단해야 할 일을 제대로 중단하지 못하는 당신 때문에 회사가 집중해야 할 일에 전력투구하지 못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개인과 회사를 성공으로 이끄는 세 가지 단계는 일견 당연하게 보이는 것들이다. 하지만 실천하려고 마음먹으면 그것만큼 쉽지 않은 게 없다. 상대방에 대한 전적인 배려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정글의 법칙이 무한 적용되는 것이 당연한 것인 양 묘사되고 있는 직장이라 해서 관심이라고 하는 가치가 그 빛을 무한정 잃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성정을 갖춘 사람이 그 곳에서 부대끼며 사는 한 언제고 진심은 전달되는 법이다. 상사와 직원 사이의 위계를 떠나 개인과 개인이 서로를 향해 관심을 드러낼 때 비로소 개인이 조직이 괴리되지 않은 살 맛나는 직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그런 시절이 도래하지 않았지만 한 번 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