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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만나다 ㅣ SERI 연구에세이 66
최혜실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6년 10월
평점 :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이 잘 어울리는 책이 있어 소개한다. 『문화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만나다』. 최혜실이 쓰고 삼성경제연구소가 냈다.
저자는, ‘이야기 하기’ 정도로 번역이 가능한 스토리텔링이 디자인과 광고, 텔레비전 방송, 만화, 테마파크 등 우리가 쉽게 마주치는 각종 문화적 장치에 어떻게 각인되고 어떻게 그 영역을 확장해 왔는지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여기서 실감난다는 것은 신문을 뒤적이다 우연히 눈에 꽂힌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를 지금처럼 우연한 기회에 책을 통해 마주치게 되면, 대뜸 마지막 장을 덮어야 비로소 용어를 이해하게 되는 건 아닌가 해서 지레 움츠러들거나 최종적으로 구입을 유보하고 마는 독자의 심리를 어루만지듯 참 맛깔스럽게 요리해 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학술적이거나 지나치게 경박하지도 않다. 다음 장을 넘기도록 부추기는 흥미와 한번 더 그 의미를 되새기도록 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게 하는 사색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음식으로 치자면 식탁 위에 자장면과 단무지를 함께 놓고 있는 것과 같다. 아무리 맛있는 자장면이라도 느끼함을 물리치는 단무지가 없으면 첫 술을 떴을 때의 참 맛을 오래도록 맛볼 수 없는 이치와 다르지 않다.
스토리텔링이 차지하고 있는 문화적 위상과 그것이 예고하고 있는 문화 내부의 지각 변동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것 또한 이 책이 주는 큰 힘이다. 판형은 작지만 내용만큼은 더없이 풍부한 책과의 조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