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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연금술 -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문득 가슴이 저며오는 말, 떠올리다 말고 픽 웃어버린 말, 생각만 해도 참 맛깔스런 말, 조금만 참았으면 좋았을 걸, 하고 돌아보는 후회스러운 말 등등, 말에 얽힌 사연 한 둘쯤 갖고 계실 게다. 그 중에서도 참 곤혹스러운 게 본래 의도와 달리 전해진 말일 것이다. 같은 말이라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되는 말 앞에 사실 장사가 있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 말을 잘 다스릴 줄 알면 천하를 얻는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 것 같은데 출처를 잘 모르겠다. 아무튼 말이란 공기처럼 달고 다니면서도 도통 그 실체를 알 수 없으니 요상스러울 수밖에. 그저 조심하고 또 조심할 일. 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 그래서 배워야 하느니.
『대화의 연금술』은 말을 다루는 법을 일러 준다. 상사를 대할 때는 어떻게 말을 하고 부하 직원 앞에서는 어떤 식으로 해야하는지 세세히 일러 준다. 그런데 문제는 예로 든 상황이 앞으로 일어날 모든 상황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들어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것이 이 책의 한계이면서도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과제이기도 하다. 어차피 책 안에 모든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죄다 적을 수 없고 보면 상황별 대처법을 이 책의 행간을 통해 읽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지난 날 내가 겪었던 말에 얽힌 일화를 떠올리며 반추하듯 새김질해서 다시 그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할 일이다. 이 정도에서 멈춘다면 이 책을 읽을 준비가 됐다고 하겠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다면 시쳇말로 다친다. 입맛에 딱 들어맞도록 가르쳐주는 책이란 세상에 없다. 읽은 대로 적용해 보는 게 최선이란 점 명심하자.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기초편으로 '똑같은 말을 해도 달라 보이는 비결'을 소개하고 있다. 심리학적 측면에서 경청과 칭찬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언급한 후 상황에 따라 어떤 전략을 구사하고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에 관해 유형별로 접근한다. 2부는 실전편이다. 직장 상사의 신뢰를 끌어내는 대화법, 직장 상사를 내 사람으로 만드는 대화법, 부하 직원의 열정을 끌어내는 대화법, 부하 직원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대화법, 동료, 고객의 감동을 끌어내는 대화법 등등의 소제목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 직장 내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의 내용 중에 일부는 익히 아는 것일 수 있고,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이 섞여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는 것인데, 하는 자만을 잠시 벗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로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면 바로 익히 아는 것에서 번뜩이는 영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대화를 풍부하게 하는 데 있어서 경청만큼 좋은 선생이 어디 있겠는가. 아울러 현실과 비교할 때 이물감이 느껴지는 대화법에서는 덤으로 색다른 아이디어를 소반 가득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