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 주식회사 - S.E.R.V.E 리더십으로 만드는
케네스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잘 나가던 레이첼, 그가 팀장이 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팀내 문제가 하나 둘 터지기 시작했다. 초라한 성과표가 그와 팀의 현재 입장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레이첼은 답답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알아야 뭔가 수를 내도 내 볼 텐데, 도무지 오리무중이었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왔다. 사장이자 그의 멘토가 된 제프와의 만남은 예기치 못한 것이었다. 그만큼 기대감도 컸던 것일까? 방향은 기대하지 않은 곳으로 흘러갔다.
레이첼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는가, 였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얻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첫 만남에서 제프는 레이첼이 듣고 싶어한 것에 답하지 않았다. 제프는 오로지 레이첼에게만 관심을 집중했다. 잘 들어주는 고민 상담자역을 자청한 듯 했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남. 비로소 제프는 리더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제프는 리더는 봉사자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부터 꺼냈다. 리더와 어울리는 단어야 당연히 지휘지, 봉사라는 말에 레이첼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에 아랑곳 않고 제프는 리더와 등치된 서브(SERVE)의 각 알파벳을 하나씩 풀어가기 시작했다.
1. See the Future(미래를 바라보라)
"확고한 비전은 당신 내부에 있는 열정을 깨워 놓지요. 비전은 당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당신이 누구인지, 당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이 당신의 행동을 이끌어 가고 있는지 알려 주죠. (...) 리더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들 중 하나는 당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팀이 알게 하는 거예요. (...) 미래 지향적인 비전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전달하는 일은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예요."
어떤 조직이든 비전을 잃으면 머지 않은 장래에 지리멸렬하기 십상이다. 하물며 그럴 비전조차 없다면 달리 무슨 말이 필요할까? 비전은, 제프의 말처럼, 열정을 깨운다. 그래서 1%의 가능성을 성공으로 돌려세운다.
이 때 리더가 유의해야 할 일 하나. 성원들이, 팀이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열정이 구심력을 잃지 않고 바라던 바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수 있다.
열정을 소유한 리더와 그런 리더의 열정에 감염된 성원들의 조합이 팀을 목표지향적으로 바꾸고, 전과 다른 성과를 내게 하는 초석임은 두말하면 잔소리.
2. Engage and Develop Others(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발전시켜라)
"미래를 바라보라는 지침 아래서 당신이 밝혀낸 것들을 성취하려면 적절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역할 을 주고 충분히 일하게 해야 한다는 거죠. 리더로서 당신이 성취하게 되는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당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따라 정해지거든요. 이렇게 하지 못하면 리더로서 당신의 성공은 크게 제한 받게 될 거예요. (...) 끌어들인다는 말은 선발과 관련이 있어요. 우리가 알맞은 자리에 알맞은 사람들을 선발하지 않으면, 리더로서 심각한 과오를 저지르는 것이지요. (...) 다른 사람들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학습과 성장에 대한 기대를 창출해 내는 일, 훈련과 개발 기회를 창출해 내는 일, 교육 자원을 제공하는 일, 멘토링하는 일을 포함하지요."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일에 어떤 사람을 투입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은 극히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경영자가 내리는 가장 중요한 결정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대답했다. "누가 무엇을 할 것인가, 입니다."
리더라면 먼저 팀에 들어와 자기 몫을 충분히 해 낼 적절한 사람을 찾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무나 뽑아 놓고, 또 아무 일이나 맡겨놓고 나중에 가서 문제가 발생하면 교체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리더로서의 책무를 방기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적절한 사람을 선발한 후에는 이제 그가 성장하도록 조력할 책임 또한 리더에게 있다. 이것은 무엇보다 환경 조성과 관계가 있다. 잘 할 수 있도록 북돋워 주는 일에서부터 성과와 보상에 대한 기대감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추동하는 힘이 리더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3. Reinvent Continuously(계속해서 재창조하라)
"위대한 리더들은 개인적 차원에서 계속해서 재창조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들에 늘 관심이 있어요.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바로 최고의 리더인 셈이죠. (...) 계속해서 재창조하라는 말이 갖는 두 번째 의미는 시스템과 절차에 적용됩니다. 위대한 리더들은 항상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죠.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실수를 최소화시키면서 일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짧은 시간에 그것을 할 수 있을까? 등등. 리더들은 관습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 마음에 개선 욕구를 주입시키려 애써야 합니다. (...) 세 번째 의미는 구조적 재창조의 개념이지요. 조직의 구조가 더 이상 사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아요. 사람들이 조직 구조를 위해 일하는 셈이죠. 위대한 리더들은 뭔가를 하기 위해 구조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조직 구조가 유동적이고 유연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죠. 반면에 미숙한 리더들은 끊임없이 변하는 사업상의 요구 사항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조직의 구조를 변화시키기보다는 조직의 구조에 의해 의사 결정을 좌우 당하는 경향이 있어요."
리더라고 해서 배움에 중단이 있어선 안 된다. '리더의 목표는 사람들의 강점을 지렛대로 활용하고, 그들의 약점을 대수롭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한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자기 자신을 위해서 뿐 아니라 팀과 성원들을 위해 배워야 한다.
그래야 관행을 좆는, 또는 관습적으로 일하는 성원들을 견인할 수 있다. 그러할 때 조직의 유연성은 배가 될 것이며, 제프가 말한 바와 같이 미숙한 리더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나는 어떤 리더인가? 유능한 리더인가? 아니면 미숙한 리더인가? 그 답은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지 돌아보면 알 수 있다. 명심하라. '배우기를 멈추면 리더의 역할도 멈춘다.'
4. Value Results and Relationships(결과와 관계를 중시하라)
"더 높은 수준에서 지도하는 위대한 리더들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중시하지요. 장기적 생존을 위해서는 결과와 관계 모두가 중대한 요소이거든요. 둘 중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모두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많은 리더들은 너무 오랫동안 자신이 이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죠. 기업에 있는 대부분의 리더들은 결과가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했고요. 실제로, 리더의 능력을 알아보는 데에는 두 가지 시금석이 있는 셈이죠. '결과물을 얻어 내는가? 사람들이 그를 믿고 따르는가?' 그런데 만일 그 리더를 따르는 사람들이 없다면 장기적인 결과를 얻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리더로서 최대의 결과를 얻는 방법은 결과와 관계에 대해 높은 기대 수준을 가지는 거예요."
제프와 말처럼 결과와 관계가 상충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결과를 얻기 위해서 성원들을 다그치든지, 그게 아니라면 성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만족하든지 하는 양자 택일의 문제로 그 둘의 관계를 단순화시켜 왔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결과와 관계의 의미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자. 결과는, 리더가 높은 기대 수준을 가지고 있고, 성원들이 분명한 목표를 지니고 있을 때 얻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관계는, 리더가 성원 개개인에게 진심어린 관심을 가져 줄 때 형성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의미론적으로 따져 보면 결과와 관계가 상충된다기 보다는 오히려 상보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결과와 관계를 좌우에 두고 선택의 문제로 고심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결과와 관계에 대한 높은 기대 수준, 리더가 갖춰야 할 네 번째 덕목이다.
5. Embody the Values(가치를 구현하라)
"진정한 리더십은 모두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신뢰를 쌓는 방법은 많이 있어요. 자신이 공언하는 가치에 일치되도록 살아가는 것이 그 하나죠. 만일 내가 고객들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내 행동은 그러한 말을 뒷받침해 주어야 해요. 내가 마치 고객들이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생활한다면 사람들은 나를 믿을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의심하게 되겠죠. 팀원들 역시 저를 그렇게 평가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직원들 모두가 저를 믿지 않을 거예요. 리더로서 따르지도 않을 거고요."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은 리더십은 공허하기 십상이다. 팀원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는 리더가 회사와 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부터 어불성설이다. 리더라면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에 복무해야 함은 물론 그 가치에 맞게 행동함으로써 팀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가치와 삶이 따로 노는 리더가 많기 때문이다. 결과가 신통치 않고 관계 또한 별반 뚜렷한 진전이 없을 때 그런 리더는 팀원을 탓한다. 가치를 구현하는 것은 조직 문화를 세우는 일과 같다. 그만큼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팀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줄 아는 리더, 가치를 구현하는 리더임에 틀림없다.
미팅을 통해 서브의 원리를 하나씩 배우고 실천한 레이첼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팀원들과의 관계가 놀랍게 향상되었고, 성과 또한 눈에 띄게 오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레이첼 자신의 관점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봉사하는 리더라는, 어딘지 어색해 보였던 관념이 지휘하는 리더의 자리를 대체하면서부터 팀원들을 자극하고 그들이 발전하는 데 관심을 갖는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럼으로써 조직의 목표와 가치를 향해 순항하는 팀의 미래를 꿈꿀 수도 있었다.
이 책, 행복 주식회사는 회사 내 통념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그것은 통상의 리더십을 일견 부인하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하고 팀이 성과를 내는 방식에 딴지를 거는 듯한 인상을 주는 방식을 밟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조직의 목표와 가치에 구성원들의 그것이 합치될 때 높은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과와 관계가 상보적으로 작동할 때 강화된다는 것이다.
시중에 그렇지 않아도 리더십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으로 리더십을 정의하고 리더십 유형을 밝히는 수준에서 그치고 말아 실질적인 도움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이 책의 미덕은 내가 속한 직장 내에서 직접 적용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이 책의 내용이 구체적이라는 데 있다. 당신이 리더라면, 또는 앞으로 리더의 위치에 오를 사람이라면 이 책, 꼭 읽어 보시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