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작가의 글을 읽고 사진 속의 그를 한참 보았다. 찰스 부코스키다.
부코스키의 유럽 여행 사진 87장과 에세이, 시詩가 들어 있는 책, '셰익스피어도 결코 이러지 않았다Shakespeare Never Did This'
진짜 날 것의 글로 가득하다. 자주 자주 보이는 '조또, 써글, 씨펄, 또라이, 떡 치고' 같은 왠지 나오면 안 될 거 같은 단어들이 작가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느끼는 대로 감정에 의해 행동한다고 말한 작가의 에세이와 시詩는 자기 마음이 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쓴 글이다.
흔히 감정대로 행동한다는 사람들과는 별개로, 작가는 다치고, 고문 당하고, 저주 받고, 길 잃은 사람들에게 마음이 향한다.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거의 모든 것에 무관심하다. 그러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떠돌이 개, 공장 근무자의 생활, 길바닥의 삶, 빈자와 불구자와 미치광이의 방 같은 하찮은 것들에 관심을 둔다. 그런 하찮은 것을 가지고 글을 쓴 부코스키는 미국의 저명한 시인이자 산문 작가였다. 이제야 알았다. 또 마흔아홉 살에 전업 작가가 되었단다.
부코스키와 린다 리는 서로 대척점에 있지만,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견딜 만하면서도 견딜 수 없는 거리distance가 오히려 그들을 묶어주었고, 사진에서도 그들은 완벽했다.
부코스키의 글은 삶에서 나온 것들, 진짜 삶에서 나온 것들, 지어낸 것들이 아닌 진짜의 글이었다. --- 이들처럼 관계를 유지하고, 그 사람처럼 글을 써야겠지. 그럼 술도 많이 마셔야 할까... 하찮은 것들에게 마음이 자꾸 가려하면... 정작 내 마음은 길 잃은 사람들에게 가긴 할까, 싶다.
지금 나는 이러한 상태다.
세월은 빨리 간다마는, 겨울로 가는 길목이 제일 싫다. 이 때의 날씨에 가장 민감하다. 재채기가 연신 나오고, 콧물이 흐르고, 손발이 시리다. 이 만큼 나이가 되면 적응도 되었잖아, 그러려니 하면서 살자.
연주회 갔는데, 사회자는 괜한 말(공연과 관련된 말만 하면 된다) 해서 사과하고, 연주자 중 한 명은 본인 파트가 쉴 때 부산하게 움직여 집중을 흩뜨렸다. 그러나 나머지는 너무 좋았잖아, 다른 건 신경 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