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XIQUE(프랑스어로 독, 중독의)에 중독된 프랑수아즈 사강이 전문 의료 시설에서 치료 받는 동안 쓴 일기다.
중독된 상황에서도 그녀는 글쓰기와 책 읽기를 통하여 자신을 해독한다. 그녀는 두렵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문학적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면서 해독한다.
그래서 이 글은 '해독 일기'다.
특히, 그녀의 일기와 맞물려 베르나르 뷔페의 아주 강력한 그림이 인상적이다. 진하고 굵은 검은 색의 그림과 글씨가 글의 내용을 뒷받침한다. 사강의 심리 상태와는 반대로 그림은 아주 강렬하다. 반어법 같다고나 할까.
최근 어디서 읽은 글, "글쓰기는 발현이 아니다.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의 이행이 아니다. 이미 있는 것에 대한 해독이다. 당신이 이미 해놓은 것에 대한 해독이다." 사강의 해독은 글쓰기였다. 해독이란 단어에서 두 가지 의미가 같이 떠올라 옮겨 본다.
*해독 解讀 : 어려운 문구 따위를 읽어 이해하거나 해석함.
*해독 解毒 : 몸 안에 들어간 독성 물질의 작용을 없앰.
그리고 특히, 옮긴이의 말도 참 좋다.
뜬금없이, 무더위라 하면 1994년 아들이 태어난 해를 잊을 수 없다. 기록은 갱신하기 위한 것이지만, 나에게 더위는 그때가 단연 으뜸이다. 벌써 8월이니, 금방 추위가 오겠지요.
그래서 지금 할 일은, '내게 반하고, 나를 돌보고, 햇볕에 몸을 그을리고, 근육을 하나하나 다시 키우고, 옷을 차려입고, 끝없이 내 신경을 달래고, 나에게 선물을 하고, 거울 속의 나에게 불안한 미소를 지어 보여야 한다. 나를 사랑해야 한다.(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