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삶을 묻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 / 동녘 / 2009년 8월
구판절판


사람이 사람으로서 제대로 살아가려면 사람의 의식이 건강한 욕망을 채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로 쓰여야 한다...사람의 욕망과 관련하여 '없는 것이 있다'는 결핍감은 '있을 것이 없다'는 의식의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25쪽

의식의 성장과 더불어 사람은 욕망의 대상을 '있는 것'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있을 것'에까지 넓힌다. 다른 동물은 욕망의 대상이 감각에 와 닿은 '있는 것'에 국한되어 있지만 사람은 욕망의 대상이 다만 이미 주어져 '있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27쪽

젠더는 사회적 조건에 의해 다양하게 구성되며 섹스도 젠더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몸과 마음 모두에서 남성끼리도 다르고, 여성끼리도 다르다. 문화 차이에 의해 다름이 형성된다면, 성과 몸을 이해하는 데 다문화주의 태도가 요구된다. -94쪽

인간은 실존적 조건에 대해 통찰하고 실존적 조건을 수용해야만 자신의 존재 전체를 성찰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112쪽

소외는 인간 현실의 부정적 상황을 드러내지만, 종교가 구성하는 세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소외는 종교가 구성한 완전한 세계를 현실적으로 지속시키고 유지하는 효과적인 방어체계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실존적 상황은 우주처럼 완전하지 않기에 항상 부조리한 일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완전하다고 믿는 궁극적 실재와 현실의 부조리한 상황을 정합적으로 동시에 인정하는 것은 어렵다. 만약 그 간극을 무리하게 동일시해 버리면 세계 전체를 구성하는 종교와 그 중심으로서 궁극적 실재의 위상이 흔들리게 된다. 그래서 인간은 절대 존재를 타자화한 후, 현실의 고통이나 악의 원인을 그 실재에서 이탈된 인간 세계의 문제로 설명한다. -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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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 우리 시에 비친 현대 철학의 풍경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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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물속으로 직접 들어가 온갖 물고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존재라면, 철학자는 그물로 끌어올린 물고기를 다시 확인하고 만져보는 사람입니다.-17쪽

이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사유'하지 않는다면, 그 순간 바로 우리가 속한 거대한 전체는 언제든지 '전체주의'를 표방하는 괴물로 손쉽게 탈바꿈할 수 있는 것이지요.-80쪽

레비나스에 따르면 '전체'의 자세를 취한다는 것은 내가 타자의 속내를 모두 알 수 있다는 오만함을 나타내는 것이고, 반대로 '무한'의 자세를 취하는 것은 타자의 속내를 끝내 알 수 없다는 겸손함을 유지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왜 전체주의적 사고가 위험한지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149-150쪽

'사이-나눔'과 '존재와 존재자의 차이'는 어떻게 이해될 수 있을까요? 하이데거에게서 이 두가지는 결국 같은 것으로 사유됩니다. 밝지 않으면 사물들이 드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역으로 말해서 사물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밝음도 의미가 없겠지요. 김춘수의 시를 빌리자면 '유리알', '나전', '눈망울'등은 밝음이 있어야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고, 역으로 밝음은 '유리알', '나전', '눈망울'등이 있어야 자신이 있다는 것을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사이-나눔' 혹은 '존재와 존재자의 차이'입니다. 밝음과 사물들은 서로에게 의지해 있지만, 동시에 구별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하이데거는 밝음과 사물들 사이의 관계를 "밝히면서-간직하는 품어-줌"이라고 말합니다. 존재는 존재자를 '밝혀주고', 존재자는 밝혀짐 속에서 자신을 '간직하지만', 존재와 존재자는 서로를 '품어 주는' 관계에 있다는 의미입니다.-231쪽

상대방이 현재 나를 사랑하는 것도 그의 자유로부터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그가 나를 버리는 것도 역시 그의 자유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매우 역설적이지 않나요? 상대방이 나를 절대적으로 선택해 주기를 바라는 우리의 불가능한 소망 이면에는, 상대방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우리의 불길한 직감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이 말입니다.-261쪽

질투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상대방이 언제든 나에게서 떠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발생하는 감정입니다.-371쪽

인간은 타인의 인정과 사랑을 먹고 자라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메트로폴리스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385쪽

나의 기쁨을 위해서 내가 마주친 타자를 슬픔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418쪽

타자와 연결하여 기쁨을 향유하거나 타자와의 연결을 끊어서 슬픔을 피할 수 있는 힘은 이 자유 정신에서만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쁨과 자유, 이것이야말로 철학과 시를 포함한 모든 인문학의 궁극적인 꿈이자 인문학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4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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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14
허수경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5월
구판절판


막 옮기기 끝낸 고추밭에
편편이 몸을 누인 슬픔이
아랫도리 서로 묶으며
고추모 사이로 쓰러진다.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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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공부방지기님의 "2010년, 함께 공부할 알라딘 인문학 스터디 1기 회원을 모집합니다!"

분명히 신청했는데 댓글이 어디로 갔는지... 아직도 가능하지요. 같이 공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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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0-04-03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문학 스터디 2기를 시작한단다. 또 신청했다. 굉장히 하고 싶다. 목이 마르다. 바짝바짝 목이 마른다.

JUNE 2010-04-04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리뷰에 적어도 매일 글을 올리기로 마음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