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ole 홀을, Solo 홀로, 읽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구멍들, 어쩌면 내가 알기도 전에 먼저 있었던 구멍도, 살다보니 생긴 구멍도, 산다는 건 그 구멍들을 메우기 위한 일이 아닐까. 이 구멍을 메우다 보면 또 다른 구멍이 생기고 크기도 깊이도 각각 다르다. 어떤 것은 평생 가지고 가야할 것도 있다. 동일한 일로 구멍이 깊어지고 깊어져 나중에는 그곳에 빠져 죽을 거 같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구멍이 가장 치명적인 거 같다. 요즘 나의 구멍과 관계된 사람들을 많이 생각한다. 그들은 각자의 마음만큼 구멍을 만들었다. 똑같은 일로 똑같은 방법으로, 어쩌면 그리 하나같이 똑같은 지점인지, 가슴이 저려온다. 정성껏 메워준다는 느낌도 있었다. 처음에는 나와 자신의 구멍을 함께 메우는 일을 했을 거다. 어떠다 보니, 상대에게 구멍을 내고 있더이다...
온 몸의 감각기관은 조금씩 죽어가고 있고 마음의 솜털은 듬성듬성하여 내가 알고 있던 내맘이 아닌 거 같다.. 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