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짧은 글 안에는 지속적으로 알 수 없는 불안, 두려움, 고독이 들어있다. 쫀쫀하면서 깊이 있는 단어들로 불편감이 자꾸자꾸 밀려와 마음에서 몸까지 와 다았다. 표지 안의 헤밍웨이 사진을 한참 보았다.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 글도 꼼꼼히 읽었다. 작가는 전무후무하게 자신을 몰아갈 수 있는 먼 곳까지 나아가서 작품을 써야 함을, 그래서 글을 쓰는 것은 고독한 삶이라고 한다. 자신을 제련하며 몰아부쳐 정제된 가장 압축된 단어하나, 문장을 뽑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읽다 보면 정말로 쓱 느껴진다. 아프고 고통스럽다.

2. 지난 주말에는 절친과 상학시인을 만나 봄날을 즐겼다. 신문로 어느 골목길을 지나 정동고갯 마루까지 가면서 꽃다지, 별꽃, 냉이꽃, 봄까치꽃, 자목련과 이야기 나누며, 탑하나로 남은 러시아 공사관 자취를 뒤로하고, 서촌블루스에서는 박남준시인이 가져온 벚꽃과 진달래가 머리 어깨 술잔에서 다시 피었다. 이시백소설가의 이야기와 버무린 노래를 맘껏 들으며 박남준시인이 만들어 준 화전을 보는 순간 환호가 절로 나왔다. 비틀즈가 곳곳에서 보고 있고, 엘피판으로 들리는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는 끝내줬다. 어찌 춤을 추지 않을 수 있을까. 해피했다. 

3. 시인, 소설가들을 만나면 그들의 글을 알 수 있다. 아울러, 나는 너무너무너무 단순한 삶이어서 그 어떤 스토리도 없어서 글 한줄 쓰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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