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챙겨서 금각사를 다시 가보고 싶다.. 사람들이 현실에 동화되지 못할 때는, 특정인이나 사물을 자신과 동일시 하거나 과잉행동 또는 특이행동으로 드러낸다. 그 기저에는 나를 알리고 싶은. 나를 좀 봐 달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결국 타인의 관심으로 살아간다고 볼 수있다. 금각사의 아름다움을 자신으로 여기고 금각사로 자신을 미화하는 주인공의 진짜 마음은 무얼까. 병리적인 아픔으로 나아가는 현상 중에 하나였을까. 어찌됐던 인간은 누구나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으로 움직인다고 여겨진다. 얼토당토 않은 몽환으로 이상행동을 하게 되는, 이 또한 관심끌기로는 충분하다. 결국 닿지 못하고, 나의 것이 될 수 없고, 나와 일치되지 않는, 일치 할 수 없는 실체를 불질러 없애버리고, 죽어버리면 해방되는 걸까... 결국 '일을 하나 끝내고 담배를 한모금 피우는 사람이 흔히 그렇게 생각하듯이, 살아야지 하고 나는 생각했다(272쪽)' 어떻게 사는 게 정답일까는 없는 거 같다. 비참하고 비루하게 살아도 살아 있다는 거, 살고 있다는 거 자체가 가장 큰 의미가 된다. 인식이든. 아름다움이든. 생각이든. 감정이든. 겸손이든. 우아하든. 그건 차후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