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그은 글을 올리자 마자 갑자기 몰려 온 일감들로 이제야 페이퍼쓰기를 한다. '베개를 베다'의 소설은 지금 내가 한 일 처럼, 언제 어디서나 일어나는 평소같은 일들이 소소하게 잔잔히 들어 있다. 누구에게나 일상에서 일어나는 흔하디 흔한 일들이, 잠깐의 한눈이 엇갈린 길을 만난 듯이, 그냥 평소대로 흘러간다. 그 안에서 아픔도, 슬픔도,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들어있다. 이 자잘한 일상들이 나에게 주어질 때, 할 일을 하면 된다. --할 일이라는 게 없는 사람도 있고, 그게 다른 일 때문에 방해받을 수도 있고, 과거의 후회와 미련이나 미래의 걱정과 불안이 지금을 방해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자꾸만 뒤돌아보고 미루고 후회하고 걱정하는 일상들은 다시 과거로 묻히고 또 다시 오늘의 삶을 살고 있는. 그러면서, 이때껏 옆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를, 아무리 지나 다녔어도 눈에 띄지 않았는데, 이제사 발견하기도 하고, 매일이 똑같아 보이지만 어느날 조금 다른 시간들로 다시 보이게 되고 느끼게 되고 의미가 된다. 어쩜 이리 우리 삶을 제대로 보여주는지, 쫀쫀하게 재밌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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