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로 숨는다는 건 어차피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11쪽)
더럽혀지지 않는 어떤 흰 것이 우리 안에 어른어른 너울거리고 있기 때문에, 저렇게 정갈한 사물을 대할 때마다 우리 마음은 움직이는 것일까? (71쪽)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다면 꼭 그때. 젊음도 육체도 없이. 열망할 시간이 더 넘지 않았을 때. 만남 다음으로는 단 하나, 몸을 잃음으로써 완전해질 결별만 남아 있을 때. (91쪽)
당신의 눈으로 바라볼 때 나는 다르게 보았다. 당신의 몸으로 걸을 때 나는 다르게 걸었다. 나는 당신에게 깨끗한 걸 보여주고 싶었다.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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