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서리에서만, 소수자에게만, 힘없는 자에게만, 을에게만 보이는가. 징병제. 도덕. 안보. 문화. 섹슈얼리티. 노동. 삼성. 알바. 민주화 등... 단어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내려져야 하고, 여기서 정의는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 또는 의미라는 거다. 정의에 따라 해야 할 일의 범위와 대상과 기간이 정해져야 한다. 그런데 이 말이 누구의 손에 들어 가는가에 따라 오용, 남용, 왜곡으로 변질된다. 이게 정확하다고 할 때도 누구의 주장인가도 관건이다. 우리 모두가 수긍하여 도출된 사전적인 정의만으로는 지금 여기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죽은 언어로 될 가능성이 높다. 힘을 가지고 있는 자에게 부유한 의미로 애매모호하게 덧 입혀져, 또 다른 권력의 행태로 나타나고, 정작 원래의 정의와 정의는 사라지고, 의미보다는 형태와 모양을 갑론을박하는, 그 소리조차 개개인의 목소리로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는 정도로... 나에게 힘이 있다면, 내가 갑이라면 그때에 없었을 때의 순간을 잊지 않는 것. 그런데 언제 힘이 생기려나, 지금 이조차 유지하는 게 힘드는데. "그저 사람으로 살아남는 것이 우리 시대에는 이토록 어려운 과업이다.(2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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