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도 뒤에도 다른 차 한 대 보이지 않는 그 길을 우리는 한참이나 달렸다. 내 옆 자리에 앉은 사랑하는 사람과 스쳐가는 부드러운 바람, 따뜻한 햇살과 반짝이는 강물, 싱그러운 나뭇잎.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23쪽)
왜 행복의 모습이 다 같아야 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은 행복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일까? 물론 우리가 잘못 생각한 것일 수도 있다. 또 우리가 행복을 찾아 온 이곳에서 뜻밖의 불행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세상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고 우리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나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행복을 선택하려 애쓰고 있는 것일 뿐인데 비정상으로, 뭔가 잘못된 것으로 여기는 눈초리가 편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우리의 삶이 뭔가 이상하고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선택 가능한 삶의 형태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는 (133쪽)
우리는 서로 다툴 때 너무나도 힘들어 하지만 그런 과정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두 사람 다 그리 무난한 성격이 나리고 주장이 강한 편이라 전혀 싸우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다만 싸우는 횟수를 줄이고, 싸우게 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상처나 감정의 앙금을 남기기 않으려고 애쓸 뿐이다. (176쪽)
어느 누구에게나 만남이란 운명적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운명이라는 확신을 갖게 해준 많은 사건들 속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올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영원하도록 운명 지워진 사랑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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