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메이트를 만나러 가는 길에 챙겨 넣은 얇고 가벼운?, 지하철 오가는 길에 읽었다. 책읽기에 관한 글이다. 그다지 감명까지는 없었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읽기를 하면 되니까. 다만 책을 읽으면 좋겠다.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거의 모두 다 스마트폰에 얼굴을 대고 있었다... 소격동. 신대방삼거리. 익선동. 인사동. 서울역을 느릿느릿 쉬엄쉬엄 되도록 걸으면서 먹고 마시며 다녔다. 장장 아홉시간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1) 최근 우리의 로망인 카페오픈을 위해 작은 가게를 계약했다. 필요한 게 많았다. 명퇴를 하여 시간이 많은 그녀의 몫이 많은 지라 맛있는 거만 사줬다. 주변사람들의 우려섞인 목소리, 우린 단지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가장 소중한 손님이 우리라고. 우리의 입에 맞는 커피를 만날 수 있는 곳을 만들자고. 돈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까지. 2) 나의 솜털 보송할 때 각인 된 사람에 대하여, 이거저거 세세한 거까지 꺼내어 조목조목 이야기를 나눴다. 그 기억들은 삭제 된 게 아니라 그대로 멈춰 있다는 거. 다행인 건 그 사람이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거. 처음으로 마음에 닻을 내렸던 그 감정과 느낌이 지금 나에게 주는 영향등. 그 처음이라는 것에 대하여. 3) 사람관계, 친구와 가족과의 관계 등. 영혼의 짝과 나와 만나는 친구들의 깊이과 넓이 등에 대하여 디스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주변을 맴돌고 싶었던 친구들에 대하여도 이야기 나눴다. 가족은 결혼부터 거슬러 올라가서 후회와 아쉬움을 토로하고 지금의 삶에 대하여. 부모와 자식에 대한 이야기의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장면이 바뀌기도 했다. 책을 읽고 있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생각을 이만큼 하고 말할 수 있다. 소울메이트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짝 또한 책읽기를 멈추지 않고 있기에. 서로가 좋아하여 중첩되는 면이 입체적이기까지 하다고 말할 수 있다. 책읽기가 우리에게 주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쩜 이리도 비슷한지, 동일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시선은 괜찮다고까지 감히 말하고 싶다. 누군가는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대책없는 영혼이라고 말하고 싶을 지도... 그리고 보여주기 보다는 잘 보기 위하여 드로잉 배우고 있다. 보이는 것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던 것들이 그 자리에서 보이도록,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여기지 않도록, 무언가를 제대로 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비포선라이즈 영화도 봤다. 지금 여기에서 나의 삶이 멈추더라도 의미있는 시시각각으로 살고 싶다... 이러한 어렵고 많은 일들을 한꺼번에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나누고 버릴 수 있는 건 그 동안 읽어 온 책읽기 때문에 어렵게나 쉽사리, 쉬이 결정하고 가능하다는 걸 인정한다. 콩나물이 자라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