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무엇인가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없고 머물고 싶을 때 머물 수 없으나, 늘 떠나고 싶어지고 늘 머물고 싶어지는 것.
바깥으로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안으로는 차갑고 단단한 것. (15쪽)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네가 내 옆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아팠다. 네가 보고 싶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물결이 쳤다. 네가 보고 싶어서 물속의 햇살은 차랑차랑하였다.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가고 있었고,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었다. 누군가가 보고 싶어 아파본 적이 있는 이는 알 것이다. 보고 싶은 대상이 옆에 없을 때에 비로소 낯선 세계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싶은 호기심과 의지가 생긴다는 것을. 그렇게 나는 네게 가고 싶었다. (54쪽)
보고 싶다
첫사랑, 첫날밤, 첫 키스....... `첫`자가 붙은 말은 언제나 아리고 매콤하다. 그대는 아리고 매콤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움`이라고 일컫기엔 너무나 크고, `기다림`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넓은, 이 보고 싶음..... 삶이란 게 견딜 수 없는 것이면서 또한 견뎌내야 하는 거라지만, 이 끝없는 보고 싶음 앞에서는 삶도 무엇도 속수무책일 뿐이다. 보지 않고서는 정신을 차릴 수 없다. 하지만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는 건, 마음이 썩게 내버려 두는 일이나 다름없다. 그대를 찾아 나서야겠다고 마음을 먹어 봐라. 순간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63쪽)
강
강물은 쉬지 않고 흐른다. 흐름을 멈춘 강이란 이 세상에 없다. 속이 깊은 강일수록 흐름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153쪽)
고래는 왜 육지를 떠났을까
사람들에게 수평선은 아득한 곳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 갈매기들에게 수평선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이란 뜻이다. 무엇이든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게 관점이다. 고래는 왜 육지를 떠났을까. 간단하다. 고래는 육지에서의 삶에 지쳐서 바다로 간 것이다. 사람도 그렇다. 자신을 지치게 하면 그곳이 어디든 떠나고 싶어진다. (173쪽)
사무친다는 것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사랑에는 속도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편리한 것보다는 편한 게 사랑 아닌가. 사무친다는 것은 무엇인가. 상대의 가슴속에 맺히고 싶다는 뜻일 것이다. 무엇으로 맺히는가? 흔적,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맺힘. 바로, 사무침이다. (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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