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가 글을 쓰고 싶은 바람의 노래를 듣고 쓴, 첫 작품을 읽으며 나에게 들리는 바람의 노래를 듣고 있다. 지금 마음에 부는 바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성과 감성의 저울에서 지금 마음이 원하는 쪽으로 나아가려 한다. 다시 오지 않는 이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여전히 이성의 무게가 더 많이 나아가 자꾸만 제동을 걸고 있다. 바람은 불어와 자꾸만 속삭이는데 지금의 상태에 그냥 머물러 있기를 종용하고 있다. 사서자격증, 권학사 봉사, 영어학원 등록, 피아노 다시 배우기, 사람들과의 만남 등등... 하고 싶은일들은 이성적인 것이 많은 데 왜 자꾸만 제어를 당하는지. 아무 것도 안해도 괜찮아, 금방 피곤해하고 싫증도 잘내고, 무슨 네가 봉사냐. 그걸 배워서 무얼하려고. 시간과 돈에 비해 결과는 형편 없을지도 등등 속삭이고 있다. 이도 저도 못할 때는 두문불출이 된다. 지극히 수동적인 태도를 으랏차차하고 용기 내 떨쳐 내어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한 엉뚱한 일을 시도하고 있다. 되풀이 되는 태도에 화가 날 때도 있고, 한편으론 그런 기회를 만들어준 감정의 돌풍에 감사하기도 한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옛날에 불어왔으면 좋았을 바람의 노래를 지금 듣기도 한다. 지금 들리는 바람의 노래를 같이 불러 볼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다르게 해석한 노래를 지금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는 듣고 싶어도 어쩌지 못하는, 듣고는 있지만 어쩔 수 없는 무력감, 절망, 상실이 들어 있다. 그래도 우린 노래를 들은대로 하려고 한다. 결과야 어찌 되었든. 어느 순간 마음으로 불어오는 바람, 무지 좋다. 그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은 날들이다. 움직여야 하는데... 바람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데, 그건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 말장난 같지만 바람(wind)과 바람(want)... 둘다...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