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아니라도 괜찮아 - 서른의 한가운데 down to earth
시와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사람이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증거인가.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자신의 틀에서 바라보는 것이므로 때로는 오해가 되는 것이니, 어쩌면 이해는 오해의 전부에 지나지 않다는 인식과 더불어, 서로에게 말을 하지 않고도 서로 알아봐주길 기대하는 무모함까지 지금과 다르지 않잖아! 이런, 조금, 절망스럽구나. (76쪽)

선택하지 않은 것보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 나를 더욱 잘 설명해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 (84쪽)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사람을 바라보는 건 하지 말라 했다. 생각이 끼어들기 쉽단다. 그래서 사물이나 풍경을 바라보았다. 바라보기만 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창밖을 보면서 저기 나무가 있네, 구름이 있네, 하지 말고 그냥 그 나무와 구름을 느껴야 했다. 다시 선생님이 가르쳐 준 방법에 따라 사물을 바라볼 때에는 그저 그 사물의 윤곽을 따라 시선을 옮겨 보았다. 생각은 배제하고, 끼어드는 생각은 잘라내고......, 수없이 많은 실패 후에, 마침내 생각 없이 바라보기에 성공했다. 그래서 느꼈던 느낌은 무엇이냐구? 말할 수 없지. 그때의 느낌을 말로 표현할라치면 그게 생각이 되어버리니 말 없이 그저 느낌을 가진 게 다였다. 그때의 느끼기란 `생각 없이 바라보기`이면 충분했던 거였다. (100쪽)

"내 인생에 나타나주어 고마워요."
이보다 더 귀한 말이 있을까. 본디 무척 아껴서 내놓아야 할 말일텐데. 그 말을 내가 듣게 되다니. (104쪽)

어느 저녁에 문득 보았네. 지나간 시간 뒤에 남겨진 발자국들을 선명하게 남아 있었는데 뒤돌아 본 적이, 내려다 본 적이 없었네. (123쪽)

그러나 떠나간 여행지 그곳에서도 역시 `생활`이라는 것이 있었고, 여행을 위해 만나고 함께 지내는 이들 사이에서도 관계의 굴레는 존재했기에 결국 `도망치려 했던 것에서 한 걸음도 가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134-135쪽)

선택을 위한 기준은 다른 게 아니었다. `무엇이 더 즐거운가.`였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저당잡히지 않을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었다. (135쪽)

걷던 길을 되돌려 다른 길로 간다는 것만으로는 삶을 바꿀 수는 없다. 외적인 상황이 삶을 바꾸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이 달라져야 삶이 달라지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더 만족스럽게 살게 된다면 그건 내가 노래를 부르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나를 신뢰하는 방향으로, 나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143쪽)

다른 이의 욕구와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나의 촉수는 결국 내 욕구, 감정을 억누르게 하니까. 그것은 상대 앞에 선 나를 작고 약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어쩌면 나는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자존심으로 그런 우쭐하는 마음을 키웠을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좋은 선택은 아니다. 부끄러운 고백이다. (196쪽)

널 사랑한다는 게 결국 너를 사랑하는 내 모습을 바라보는 거였구나, 라고 깨닫는다. 어떻게? 그 사람의 단점이 자꾸 보이기 시작하니까. 그 사람은 처음 봤을 때부터 그때 그 시간까지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있었을 텐데. (209-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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