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이 정해진 일을 마무리하고, 졸업을 하는 시기와 맞물려 읽은 사노요코의 글이다. 온 몸의 힘이 다 빠져 나가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몸은 이미 알아 코밑과 입안이 훨고 -멍한 상태다. 섣달그믐날 같은 날들이 지나가고 있다. 반성도 후회도 다짐도 할 수 없는 이때, ''환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죽고 싶어 하던 박력 있는 할머니가 '암'에 대해 적어 내려가다가 문든 '앎'에 이르게 된 사려 깊은 오타 같다.(뒷표지글)" 라는 글은 힘을 내라는 암시같다. 힘을 얻게 되면 하는 일이 시시하게 느껴지고 그 간 했던 일이 미안하고 만나는 사람들도 저만치 밀려나 있고 오로지 나, 나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반성과 후회와 다짐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면 그 속에 다시 매몰되어 하던 대로 하게 되고 매년 되풀이 되는 거 같다. 할머니처럼 기한이 정해진 삶을 산다면, 어떻게 살게 될까. 그 나이에 삶을 이렇게 맛있게 요리하다니, 멋진 할머니다. if의 삶은 없는데 자꾸 후회 부분이 넘치고 있는지. 앞으로의 가정보다 과거의 가정이 많이 나타나 마음이 슬프고 아프다. 그리고 우습지만 나는 늘 그대로라는 가정이 가장 큰 부분이고 너와 나의 일이 달라지고 사라질 거 같은 부분도 있다. 내가 달라지고 사라질 수 있는 부분도 아주 큰데, 나야 어찌되든, 어떻게 변하든 주변은 그대로 유지되었으면 하는 욕심이다. 그러니까 후회와 반성이 넘치는 거다. 

검사외전.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 순응자를 봤다. 영화 속의 사람들이 되어 본다. 그러면서 과거와 맞 닿았다가 또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그러면 조금씩 성장하는 걸까. 후회와 반성이 올라 오면 다음 문장을 기억하리라. 그리고 지금을 살면 된다. 지금이 나의 삶이니까. 

"주차장에서 나를 기다리는 낡은 차를 떠올리자 가슴이 뜨거워졌다.(41쪽)" "정말로 기운차게 죽고 싶어요.(117쪽)" "그때가 불행의 시대였다고 해도 내가 불행했던 건 아니었다.(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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