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애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7쪽)"
설국하면 첫 문장만 생각나고 나머지는 가물거렸다. 첫 문장을 읽으면 당장 눈앞에는 온통 하얀 눈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 눈에 보이는 풍경은 그곳에서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있다는, 방금 눈의 나라에 내렸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어느새 주인공들 중 한명이 되어 있다.
눈의 고장, 설국에는 대조되는 두 여자가 있다. 그 여자들을 여행자가 지켜보는 글이다. 그는 그녀들의 삶을 허무하고 헛수고라고 여긴다... 가장 일본스러운 글이다. 싱겁다 못해 밍밍하게 보이지만 챙길 건 다 챙기고 미안한 표정을 지을 듯 말듯, 보는 이에 따라 다를 수 있는 표정을 지으며, 그러면서 모른척 아닌척하고 제 갈길로 지나가는 그런 글같다... 느낌은 있는데 글로는 조금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