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내의 인도인 친구가 서로 말은 어떻게 통했을까. 친구가 어떻게 되었을까. 그 가능성을 죽어가는 피아노를 살리면서 알게 된다. 자신의 준거 틀로 바라 보고 이해한 타자를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는 주인공, 말하고자 하는 의지와 들으려고 하는 의지가 있으면 소통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내의 외로움까지 알 게 된다. 타인이 외국인이라는 설정이 훨씬 마음에 와 닿았다. 불통은 가히 폭력이 될 가능성, 외모와 국적으로 타자를 마음대로 재단하고 임의로 방치할 수 있다. 타자에 대하여 있는 그대로 허물없이 바라보기, 더 나아가 경계 허물기등. 가족부터 실천하기다. 새해에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올해는 처음처럼으로 기억을 해체하고 담지 않으려고 무지 애쓴 한 해였다. 그러고나니 삼사십년 지난 친구들까지 만나게 되었다. 어설픔으로 서로 풋내를 맡으며 함께 한 그 때들, 아쉽고 안타깝고 시리고 아픈, 잡고 싶은 손이 많이 기억났다. 그 기억들이 현재를 감당하기도 했다. 다시 맨 처음으로 간다면, 여전히 처음 오는 시간들은 낯설고 조심스러운데, 손을 잡았을까.... 먼 훗날 따뜻함이 먼저 기억되는 새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