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동안 '정희진처럼 읽기'를 나처럼 읽었다. 한권의 책이 그녀의 몸을 통과하면서 쓴 글은, 읽은 이의 빰을 때리는 것 같았고, 뺨을 맞으면서까지 굳이 읽을 필요는 있을까 하다가, 다시 펼치면, 이도저도 아닌 나의 앎의 수준? 가장 최악의 수준을 확인하는, 그래서 나의 부족보다는 그녀의 전투적인 내용에다 변명과 핑계를 댔다. 그녀의 읽기가 정답일까도 있지만, 새롭게 읽기를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에는 동의한다. 온 몸을 던져서 책읽기를 해야 나를 조금이나마 볼 수 있겠다는, 그래도 책읽기를 통해 조금씩 바뀌고 있었잖아, 이건 속도의 문제지 질의 문제는 아니라는 실소에 가까운 변명까지, 읽는 내내 불편했다. 한마디로 엄청 무식한 나를 발견했다. 그래도 책읽기를 계속하다 보면 자신을 좀 더 알게 되면서 주변인과도 함께 나눌 수 있으리라고 애써 위로한다. 그리고 지금도 나누고는 있잖아, 하며 쓰담쓰담까지. 괜찮은 책을 권하고 사서 주는 것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