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에 대한 양적인 부분이 아닌 질적인 면에서, 나를 깨우쳐 준 책을 떠올려 봤다. 시간과 상황에 따라 울림이 달랐을 거 같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괜찮은 고전이라 하는 책 중에 나와 너가 손뼉을 치며 동의하는 게 없을 수 있다고 위로 받았다. 저자를 견디게 해 준 책과 나에게 힘을 준 책은 많이 엇갈렸다. '고전'의 개념부터 달리보게 되고, 표피적이고 단편적이지 않는 사고, 깊이와 넓이를 달리하며 하는 생각과 타자와의 끊임없는 소통을 하도록 하여 인간으로 거듭나게 해 주는 책이 고전이지 않을까...지금의 편안과 편리에 주저 앉고 싶은 마음을 다시 추스리게 하여 주변에 앉지 못한 사람들과 앉을 수 없는 사람들을 보게 만드는 것과 끊임없는 이유를 붙여 다시 생각하고 거르고 하는 작업을 하게 하는 것이 고전이라 생각한다. 아니, 책을 읽는 이유라고 본다. 수많은 읽기를 통해서만이 단단해지는 마음과 단순해지는 머리의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사람답게 살아가도록 하는 장치가 책읽기다. 그 와중에 빛나는 고전들이 개인의 서고에 분명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