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의 독서모임에서 통찰된 내용의 글을 읽는 내내, 오랜 시간 만나 온 아이들과의 이야기가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그 아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상담실로 점점 더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를 가지고 오는 아이들의 수가 늘어가는 건 분명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증표일 거다. 지금 나의 모습에서 보편적, 일반적이지 않고 상황에 맞지 않은 것은 이전의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 심리적인 불편감과 이루고 싶은 소망, 미해결과제 등이 무의식적으로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지금 마음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듣고 깊이 다시 들여다 보고 알아 차릴 필요가 있다. 최근에 들은 정신분석 연수에서도 holding, empathing, joining을 강조했다. 누군가를 보듬고 담아주면서 그들의 감정에 일치되어 그들이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할 때 같이 동참하는 거다. 어릴 때는 어른이라면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을 잘 하리라 생각했다. 세월이 흐르면 저절로 성숙과 성장이 되는 줄 알았다. 어른이 된 지금의 나를 보면 예전의 모습, 그대로다. 다만 좀 더 세련되고? 상대를 배려하면서? 표현한다고 할까. 어른이지만 내면의 아이가 여전히 징징대고 있다. 저 분은 왜 저런 말과 행동을 하고, 이해받지 못하고 있을까. 그렇게 하는 그 분이 안타깝지만, 그건 개인의 몫이다. 수없이 아파하고 거듭된 실패에서도 주저않지 않고, 스스로의 불편감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수만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주 큰 용기도 필요하다. 나의 감정과 생각과 몸의 기억은 몇 세대 전부터 내려온 거니까... 독서모임이든, 자신의 마음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귀 기울여보는 모든 이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타인에게 기울이는 부정적 에너지부터 걷어내어 나에게 관심주기... 타인을 공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