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가 끝난 뒤'는 읽는 내내 떠오르는 단어, nomad.... 가는 사람 막지 않고 오는 사람도 막지 않는, 헤어지고 버려지고 그리고 떠나고 그러면서 또 다른 상처를 가진 이를 만나는 것. 소중하고 애써서 지키려 해서 혼자서는 어렵다는 것. 그러면 그런데로 놓칠 수도 있고 그렇게 남아있을 수도 있다는 것.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떠나는 것. 누군가의 상처와 맞물릴 때 나의 상처는 뭐랄까, 아주 작은 부분이 되거나 버릴 수 있다는 것. 상처를 준 이를 따라가려 하지만 결국 혼자서 나의 삶을 오롯히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들을 따라 죽음의 경계선에 있지만 나의 삶을 붙잡고 있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 각자의 삶으로 살아내야 하는 것. 그게 한낱 백일몽으로 보일지라도. 그러면 돌아서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 각자의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 떠나면서 자신을 위로하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 안되면 또 떠나 보는 것... 주인공들이 계속 떠나고 있거나, 떠난 누군가를 기리고 있거나 -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돌아와 자기 삶을 사는 이야기들이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