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고 있지만 우리는 개별적이다. 공간을 같이하고, 법으로 연결되어 있고, 한 국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함께 살기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기에 초점이 있는 '함께 산다는 것'을 몇 번이나 나눠 읽었다. 사람이 태어나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고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와 해결책들이 들어있다. 사회에 관한 입문서로 볼 수있는데 읽으면서 '안성맞춤'이란 단어가 생각났다. 더도 덜도 아닌 딱, 알맞은 내용이다.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고 일목요연하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차근차근 설명해 나가고 있다. 번역에 관하여 역자들의 우려와는 달리 역자들이 쓴 글 같았다... 내가 맺고 있는 관계와 속해 있는 사회, 세계까지로 나아가 둘 이상의 사람과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짚어 볼 수 있다. 사람들의 기대, 구별, 지향, 집합행동의 딜레마, 강제, 상호의존에서 전체의 책임을 국가가 해결할 수 있다는 사회의식까지,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아니 사회 안에서 소소한 일을 가진 개인이 잘살기 위해서라도, 집합행동의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점....
**집합행동의 딜레마 : 최상의 결과는 어떤 문제에 대하여 나는 하지 않고 너만 일을 해서 해결 되는 경우, 나와 너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 나와 너와 둘 다 하지 않았고 해결되지 않는 경우, 최악인 경우 나만 애썼지만 해결되지 않는 경우다.
**내일은 대학동창들 모임이 있다. 누군가의 노력으로 드디어 만남이 성사되었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두근두근을 넘어 세근, 네근, 다섯근까지다. 30년만에 만나는 우리는 어떻게 살았을까. 혹시나에서 역시나일까. 독립적인 인간으로 존재하는 걸까.... "어떤 사람이 '독립적'이라는 말은 그 사람이 어느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받은 것들을 돈이나 다른 수단을 통해 갚을 수 있다는 의미다. 누구도 혼자일 수는 없다. 사람은 스스로를 돌볼 수 없다.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돌보게 할 수 있을 뿐이다.(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