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오후 2시 - 낯선 곳에서 시작한 두 번째 삶 이야기
김미경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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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의 존엄을 지켜주는 듯 보였던 외형적인 것들은 이제 이곳에 하나도 없다. 오히려 나의 존엄을 결정적으로 방해할 서투른 영어 억양이 추가돼 있을 뿐이다. 이제 새롭게 내가 보이기 시작하낟. 천둥벌거숭이로도 존엄할 수 있는 내 속 존엄성의 알갱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기자가 아니어도 내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신문사에 다니지 않아도 늘 세상사를 기록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픔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졌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새로 시작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23쪽)

무엇을, 누구를 사랑한다는 게 뭘까? 책을 닦으며 누추한 내 책 사랑법에 창피해 하다 세상의 수억 가지 사랑법에 생각이 미치면서 맘이 훈훈해진다. 세상에는 낳아주는 사랑도 있고, 돈 주는 사랑도 있고, 키워주는 사랑도 있다. 격렬하게 포옹해주는 사랑도 있고, 정신 나가게 하는 사랑도 있다. 지켜보는 사랑도 있고, 말갛게 말갛게 닦아주는 그런 사랑도 있다. (41-42쪽)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는가? 그러면 자신의 시간과 돈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를 일주일만 잘 관찰해봐라. 이때 어떤 곳에 돈과 시간을 쓸 때 아깝지 않은가를 잘 관찰하는 게 포인트다. 자신의 돈과 시간을 팍팍 쓰는데 통 아깝지가 않고, 콧구멍에 바람이 쑹쑹 드는 그 일이 바로 자신이 진짜 잘할 수 있는 일이고, 그것이 바로 자기 모습이다! 자기가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사람이 되고 싶은데,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한 일들에 쓰는 돈과 시간이 아깝고 쓰고 싶지 않다면, 그런 사람이 아니거나 그런 사람이 될 확률이 아주 낮은 거다. (61-62쪽)

우리는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돈 버는 방법을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인 없지 않았던가? 학교 때 꽤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은 데 돈 버는 방법에 대한 강의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돈 버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것에 그치지 않고 돈 버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도록 알게 모르게 주입받아 왔던 게 아닐까? (128쪽)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은 개인적으로 너무 불행하지 않는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기억되고 싶은 것은 인간의 기본 욕망일 것이다. 어떤 형태로 살아가든 삻은 고통스러운 게 아닐까? 내가 이 길을 계속 가는 것은 마치 내가 태어다서 어떤 형태로든 살아가는 것과 같다. (176쪽)

아시안권 언어를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미국인에게 한국어나 중국어, 일본어 배우기는 천 배나 어렵다고 대충 어림짐작 할 수 있다. 고로......뒤집어서, 좀 억지를 부려보면 우리에게 일본어나 중국어 배우기는 영어 배우기보다 천 배나 쉬울 수 있다. 우리가 아시안이기 때문에 가진 경쟁력, 천 배 쉽게 아시안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이 엄청난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이지 않을까? 영어만으로는 세계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없는 세상이 이미 열리고 있는데 말이다.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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