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정원에 나오는 인물은 허구라고 작가가 누누히 밝히고 있지만 계속 사실같은 느낌을 떨칠 수 없다. 몇 번을 나누어서 읽었다. 그 때 대학을 다녔던 나에게 불편감과 부끄러움을 떠올리게 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어린 동생들의 임금과 노동환경을 이야기 했을 때,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을 왜 받지 못하느냐고, 그리고 노동한 만큼 정당한 댓가를 받으면 되지 않냐고 말했던 기억. 그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과정과 원인을 밝히는 자리에서, 그렇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의 할 일을 논하는 자리에서의 나의 말은 공기를 바꿔놨다. 그때 안타까워하던 리더의 눈빛과 불꽃이 피어나는 친구들의 눈빛이 부끄러움으로 올라왔다. 독서회와 YMCA, 전교조에서의 간간의 활동들은 나의 허세를 부풀려줬던 것 같다. 자꾸만 반성과 후회를 거듭하고 있는 책읽기가 부담스럽다. 반성문 쓰는 자리도 아닌데... 청동정원을 읽으면서 몇번을 멈춘 이유는 아무 희망도 없었고, 어떻게 살아야할 지도 몰랐고, 그래서 학교 다니기를 중단하고 싶었던 그때가 떠올라서였다. 그렇다고 고민을 심각하게 한 것 같지도 않았고, 생각도 할 줄 몰았던 나의 이십대 초반을 드러다 보는 게 싫어서였다. 굳이 애써서 변명하자면 요즘, 그 때 내나이의 아이들을 보면 솜털 보송보송하고 너무도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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