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막이다. 삶은 정상과 목표가 보이는 산을 오르는 게 아니라 어디로 가야할 지 막막한 사막을 건너는 거라는 도나휴의 글을 읽었다. 그의 글은 세워 놓은 도달점에 이르기 위해 애쓰고 있는, 이것만 마치고, 저것을 한 후에 하면서 지금 마주하고 있는 사람, 일, 만남을 미루고 있는 나를 멈춰 세웠다. 지금 여기에 집중한다고 하지만, 이건 작고 소소한 일로 치부하고, 더 멀리 더 크고, 뭔가 남겨지는 일을 하고자 애쓰고 있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눈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황금시대'의 주인공 샤오홍은 어땠을까. 오로지 글만 쓰기위해 애쓰고 노력하다 죽은 여자, 자식을 버린 여자, 불행한 환경과 험난한 시대에서도 굴하지 않고 글을 쓰려고 했던 여자...그녀를 연기한 탕웨이의 모습은 훌륭했다. 새로운 기법, 다큐같고, 책을 넘기는 듯한 천천히, 사람들을 한명씩 불러내 상황을 설명하고 다시 사라지고, 서로 중첩되어 이야기가 전개되었다...영화를 보면 사막을 건너고 있는 그녀가 보인다. 눈앞을 알 수 없는 사막을 건너고 있는 그녀는 어찌보면 철없고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로만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오아시스가 나타날 때마다 쉬었다. 예전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관계를 위하여. 캠프파이어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 세상을 보는 방법에 대하여서는 완전 무장해제 된 채였다. 몸을 숙이고 시대의 흐름에 몸을 실었다. 샤오쥔과의 운명적인 사랑에서도 다시 오게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녀는 부르지 않았다. 실제 산다는 건 준비를 해도 하나도 필요 없을 수 있다. 그때 그때 만들어서 살아가야 한다. 샤오홍은 그 시대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한다는 것, 그녀는 자신만의 글을 쓰면서 외롭게 사막을 건넜다... 그럼 나로 돌아와서, 고착된 생각과 감정, 오기, 잘못된 믿음, 두려움등이 있다. 거기다가 적어도 나는 공평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한다는 무지한 오만까지. 또 어제의 일은 나이와 경력때문에 주변에서 불편감을 감수했다는 거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다는 거...일단, 지금-여기에 초점 두는 거로, 산만하게 흐트러지는 것을 자꾸 불러오는 거로, 공통의 이익으로 나아가는 거로, 새로운 방식을 겸손함으로 받아 들이는 거로, 두려움과 불안은 당연한 거로, 힘들 때 친구들의 도움을 청하는 거로,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기...그렇게 살아가는 거다. 지금 사막을 건너고 있다고 생각하니 훨씬 마음이 편하다.   

 

"나는 지도를 보면서 하룻밤을 꼬박 세웠다. 하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수 없었으므로" (1쪽)

"우리도 사막을 사랑했다.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절을 보냈던 곳이 사막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196쪽)   -생 텍쥐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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