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아타루가 말하듯 독서를 하게 되ㅕㅁㄴ 결국 자기분열증상을 겪지 않기 위해서 저자의 주장에 미치게 되며, 읽은 책을 고쳐 쓰는 과정에서 반드시 혁명적인 인식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그 방법이 낭독이라면 더욱 빠르게 핏줄 속에 스며들 것이며, 스며든 텍스트는 정신이건 마음이건 영혼이건 싹 다 바꿔놓을 것이라는 믿음이 내게도 있다. (38쪽)
활자를 일으켜 세우다! 낭독이 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자 눈에 띄는 효과다. 소리 내어 글을 읽는 행위는 책 속에 갇혀 있던 활자를 일으켜 세워 공간 속으로 뛰어들게 한다. 소리가 만들어내는 이 입체성은 다양한 모습과 역할로 읽는 사람에게 다가간다. 그것은 단어 하나의 의미에서부터 단락과 단락 사이의 맥락에 이르기까지 긴 호흡으로 깊이 있는 독서가 되도록 돕는 안내자와도 같다. (91쪽)
낭독을 통해서 나는 소통의 즐거움을 알게 됐고, 급기야 인생을 주도하는 느낌을 이해하게 됐다. 어숙룩한 남의 낭독에 몰입하는 자세와 개떡같이 낭독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귀, 틀리게 낭독해도 바르게 이해하는 마음은 결국 내가 허락하고 결정한 것이다. 나는 낭독을 통해 얻은 기쁨을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 인생을 내가 사는 느낌. 내가 주인의 느낌으로 살게 되니 남에 대한 모든 것이 포용되었다. (178쪽)
공부를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지식은 한 가지 테마가 다른 테마로 이어지고 꿰어지고 재해석되면서 풍성해지는 끊임없는 과정이다. 지식의 세계에 완성이란 없다. 지식은 또 다른 지식의 꼬투리가 되어 엮이거나 뒤섞여서 차원 높은 통찰을 제공하낟. 개가 제 꼬리를 물듯 자승자박하는 지식의 쳇바퀴는 없다. 지식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경우란 지식 자체의 탓이 아니라 현실적 이해관계의 프레임 안에 지식을 가두어 둔 그 사람의 탓이다. (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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