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보면 어떨까, 길위의 사진가 김진석의 글을 읽었다. 노상에서 읽은 게 아니라 연수 중 짬짬히 읽었다. 재미없는 강의는 지루하고 자꾸만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그럴 때 마음을 주저 앉히고 읽었다. 쨍쨍한 햇살과 굵은 빗줄기가 오가면서, 오는 길은 무지 멀었다. 천천히 움직이는 차안에서 내 발은 가만히 있다. 그러고보니, 발을 땅에 딛고 걸어다닌 지도 꽤 오랜 된 거 같다. 인간이라면서 걷지도 않고 걷는 법도 잊을 거 같고, 누군가를 대신 시킬 거 같다. '걷는 속도가 인간의 제 속도이다.(122쪽)'에 동감한다. 자신의 보폭으로 걸으면서 살아야 하는데, 자동차에, 버스에, 자전거에, 온갖 탈것에 편승하여 살고 있다. 이 조차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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