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관계는 만들지 말자. 나는 나. 당신은 당신. 당신은 내가 될 수 없으며. 나 역시 당신의 전부를 이해 할 수는 없으니까.-24쪽
어제는 말이 많았다. 술만 마시면, 담고 있던 욕정들이 살아 나는 걸까.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떠드는 것 같다. 배가 고팠고, 어지러웠다. 아침엔 평소보다 더 많이 잠을 자야 했고. 반드시 오렌지 주스를 마셔야만 했다. 또, 아침이면 느닷없이 후회를 해야 했다. -52쪽
내뱉는 말 마다 가식적이고, 불필요한 수식어가 많이 붙는 요즘. 긴 것은 거추장스럽고 추악하거나 예쁘지 못하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이야기가 하고 싶지 않다.-71쪽
연애를 해야만 자기가 얼마나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인간인지를 알 수 있다고 몇 년 전 만나던 남자가 내게 말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나는 공감하고 있는 듯 하다. 연애를 하면서 나라는 존재가 이토록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라는 걸 깨닫고 있다. 별 볼인 없는 일로도 흥분하고, 질투하고, 상처받고 약해 빠진 내 모습을 보며 말이다. 사랑하며 살자. 그런 모습의 당신도. 그런 모습의 나도. 사랑하며 살자. 오늘도. 내일도!-92쪽
내가 있어야 할 곳. 내가 있을 곳. 내가 떠나고 돌아올 곳. 딱히 정의 내리고 싶진 않다. 어쩜 이곳 서울에서 나는 가장 긴 여행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언제든 가볍게 떠날 수 있도록 되도록 적은 짐을 갖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98쪽
예상하지 못했던 곳으로 흘러가는 것. 그게 인생일까? 운명일까? 아무려면 어떠랴. 너무 많이 알면 재미 없겠지? 10년 뒤 난 어떤 모습의 여자일까. 재미나게 가자. 새로운 경험들도 기꺼이 즐겁게 받아 들이며 그 다음 일은 어느 누구와도 상관없는 일인 거다.-127쪽
나는 꿈이 있다. 독살스러운 기운들이 모두 빠지고, 목소리가 작은 참한 할머니로 늙고 싶다. 소소한 것에 감사하며, 다정다감한 얼굴의 할머니가 되고 싶다.-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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