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 : 과거에 존재하는 그 아이가 있잖아요. 그 아이가 처해 있는 구체적인 상황을 우리 모두 각자 너무 잘 알고 있어요. 바람이나 기온, 불빛까지도 다 기억하고 있거든요. 그 아이에게 지금 어른이 된 내가 찾아가는 거예요. 그래서 그 아이를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달래주는 거죠. "괜찮아, 너는 그래도 잘 클거야. 내가 왔잖아"라고 하면서. 지금 내가 그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위로의 말과 격려의 말을 해주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상처가 깊을수록 스무 번 해도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니까 시간 날 때마다 하는 거예요. 그 아이가 내 머릿속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사라져요. 그래서 그다음에 걔가 사라지면 그다음의 기억, 힘없고 무력하고 당할 수밖에 없었던 그 어린아이, 외롭고 인정받지 못했던 그 아이에게 또 가는 거예요. 오늘의 내가 가거 또 안아주고 얘기해주는 거예요. "괜찮아. 내가 네 마음 다 알아" 하면서 할 수 있는 모든 위로를 다해주는 거예요. -70-71쪽
지 : 악플에 대처하는 방법은 있으세요? 공 : 처음 봤을 때는 무지무지 화났죠. 부르르부르르하면서 하루 종일 생각하고 그랬어요. 지금은 어떻게 하느냐면, 심심할 때 악플만 봐요. 거꾸로 이 사람의 심리는 어떤 걸까. 궁금해서 추적해 들어가 보거든요. 그러면 거기서 뭐가 느껴지냐면, 되게 춥고 황폐한 영혼같은 것이 느껴져요. 그래서 심지어 가끔 기도도 해준다니까요. 그 사람 자체가 굉장히 황폐한 거죠. 왜냐하면 비판을 하는 것하고 악플은 다른 거니까요.-210-211쪽
지 : 그럼 작가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공 : 고통과 고독과 독서, 세 가지가 거의 필수적인 것 같아요.-286쪽
제가 386을 좋아하는 이유가, 전 세계 역사에서 온 국민이 잠깐 저항했던 적도 있고, 일부 집단이 10년을 저항한 적도 있지만, 80년대 학번이라는, 10년이라는 전체 집단이 불의에 그토록 끈질기게 항거해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놓은 일은 전 세계를 통틀어도 그렇게 많지 않아요.-3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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