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얼마나 함께 - 마종기 산문집
마종기 지음 / 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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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그막이 되어서도 내 목숨을 걸겠다고 사력을 다해 쓰는 시詩는 과연 무엇일까. 나는 아직 그 답을 모른다. 그러나 가끔은 시라는 것이, 이런 작은 대견함의 추억이자 사람다웠던 시간의 아름답고 짧은 기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24쪽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도 아무것도 없는 곳. 유일하게 지평선만 입 다물고 유아독존하고 있는 곳. 그런 시야를 본 황홀한 경험은 기억에서 도저히 털어버릴 수 없는 귀한 경험이었다. 나는 그런 간단한 구도, 모든 게 지워지고 극도로 생략된 세상을 황홀하게 좋아한다. 한 개뿐인 지상, 한 개뿐인 이름, 한 개뿐인 사랑, 한 개뿐인 사유와 한 개뿐인 색깔, 한 개뿐인 전부.-102쪽

누군가가 그랬다. 행복한 사람이 바로 똑똑한 사람이라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사람. 지금 행복을 느끼고 이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똑똑한 사람이라고. 세상은 헉헉거리며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바쁘기만 한 바보들을 위한 곳이 아니라 그런대로 자주 느긋한 시간을 가지고 삶을 즐기는. 똑똑한 사람을 위한 아름답고 특별한 곳이라고......-202쪽

소통이라는 것은 바로 상대를 이해한다는 것인데 그 이해라는 것엔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나만의 전제 조건은 없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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