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소통이 부족해지면 함께 있어도 경직되고 활기가 없어집니다. 갈등이 생겨도 말하지 않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입을 꼭 다뭅니다. 불쾌한 감정이 마음을 억눌려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합니다. 말로 표현되지 않고, 따라서 해결되지 않은 부분은 막강한 힘으로 관계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흡사 불에 그을리듯, 표현하지 않고 제쳐둔 문제들은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문제들이 쌓이면 서로 마음의 거리가 멀어지고, 지금까지 상대방에게 풀었던 좋은 감정은 사라집니다. 거기서 생긴 불만을 계속 토로하지 않으면 두 사람의 관계는 소원해집니다. 분위기는 점점 더 답답해지고, 대화는 어쩔 수 없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이루어집니다. -31쪽
떠난 사람이 당신과 함께한다면 그것은 환영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그 사람을 생각하고 느끼고 염려합니다. 함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느낌, 보호받지 못한다는 느낌으로 귀결됩니다. 당신은 다시 혼자가 되었습니다. 손 닿는 곳마다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뿐이니 한없이 외롭습니다. 고독감이 엄습합니다. 밤이 되어 잠들기 전 곁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의식할 때, 혹은 식탁에 홀로 앉아 꾸역 꾸역 밥을 먹으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을 털어내지 못할 때 고독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고독감은 누군가에게 속하고 싶다는 갈망을 불러일으킵니다. 가까워지고 싶은 열만 때문에 당신은 이미 가버린 사람에게 여전히 매달려 그/그녀에게 전화하라고 애원할지도 모릅니다. -100쪽
죄책감은 잘못 투약된 진정제 같은 것입니다. 죄책감이 들면 행동이 움츠려들고 생각이 느슨해지며 자존감이 약해집니다. 죄책감은 자신이 거부당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서 비롯됩니다. 이를테면 자기를 비난하면서 생기는 감정이지요.-110쪽
이별을 돌이키고 싶은 마음이 아무리 간절하다고 해도, 그것을 가능케 하는 요술방망이는 없습니다. 다시 예전의 관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과 감정을 마음속에서 모두 내려놓는 유일한 길은 사랑했던 사람과 깨끗이 헤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야 사랑을 잃어버린 데서 오는 불안과 절망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118쪽
채 이별을 맞이하기도 전에 그/그녀와 마음의 거리가 생겼다면 마음을 정리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갈라선 뒤에도 여전히 사랑이 남아 있다면 그 고통은 참으로 견디기 힘듭니다. 그러나 상황은 다르다고 해도 두 가지 경우 모두 이별의 상처가 남는다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그녀에게 품었던 좋은 감정이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고 해도, 자신이 거부당했다는 생각은 헤어진 뒤에도 오랫동안 남습니다. -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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