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K의 마음문제 상담소 - 사상체질로 읽는 나와 우리 가족 마음 이야기
강용혁 지음 / 북드라망 / 2012년 10월
절판


사상의학을 비롯한 동양학에서의 '선악' 개념은 전혀 다르다. 단순히 '착하다/약하다', 혹은 '좋다/나쁘다'가 아니라, '적절하다/모질다'의 개념이다. 농작물에 물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적절하게 줄 때 '선'이고, 너무 넘치거나 모자라면 '악'이 되는 이치다. '농작물에 물을 준다'는 행위 자체가 선한 것이 아니라, 발육 상태나 때에 맞춰 적절한 양을 줄 때 선한 것이고, 넘치거나 모자라게 주면 악한 것이다. -31쪽

사상의학에선 체질별로 인간이 겪는 불안의 종류와 원인을 구분하여 설명한다. 태음인의 겁심(겁내는 마음), 소양인의 구심(두려워하는 마음), 소음인의 불안정지심, 태양인의 급박지심(서두르는 마음)이 그것이다.-52쪽

'소통'이란 한자도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소통할 소'(疏)는 '성길 소'(疎)와 같은 글자다. 성기다는 것은 간격이 뻑뻑하지 않고 드문드문 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여름철 내의는 헐렁해야 땀이 잘 통하고, 농작물은 촘촘히 싹이 나면 솎아 주어야 잘 자란다. 너무 가까이서, 빈번하게 한껏 큰 목소리로, 상대만을 향해서 외쳐 대면 더 잘 소통되리란 믿음은 착각이다. 자기 내면의 거침없는 확신부터 성기게 만든 뒤, 상대에겐 낮은 목소리로 전해야 소통된다. -74-75쪽

부부간에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걸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큰 걸림돌은 '교만'이다. '내가 표현하면 배우자는 내 뜻대로 변해야 한다'는 마음속 전제 때문이다. 상대가 내 뜻대로 움직이지도 않을 것이라면 굳이 내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116쪽

'바보'라는 말의 어원인 '밥보'는 먹는 것만 지나치게 밝히는 사람을 뜻한다. '바보'처럼 한두 가지 약재나 음식을 편식해 건장해질 수 있다는 내 마음의 게으름과 탐욕을 먼저 봐야한다. 제철 음식을, 골고루, 과식하지 않고, 즐겁게, 감사하게 먹는 것, 과학이 더 발달해도 과연 그 이상의 진리가 있을까. 좋은 음식을 편식하기보다, 나쁜 음식을 멀리하는 것이 건강 비결이다. 나쁜 음식이란 한마디로 현대문명이 만들어 낸 '패스트푸드'다.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지면 삶 또한 패스트푸드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혹에 쉽게 움직이고 쉽게 소모되는 한없이 가벼운 삶 말이다. 그러기에 몸보다 마음이 치러야 하는 대가는 더 혹독하다. -180쪽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을 다 잘하려 애쓰면 인간은 견디기 힘들다. 최선을 다해 대비하면 나아질 것과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운이 따라 주어야 하는 일의 경계를 구분해야 한다. 걱정한다고 달라질 수 없는 경계 너머의 일들은 과감히 하늘에 맡기는 것이 몸과 마음을 덜 지치게 하는 '최선'이다. -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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