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흔들리되 부러지지는 않기를 - 인문학 카페에서 읽는 16통의 편지
노진서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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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하여 그 기쁨을 이어 가도록 노력하는 것. 그러면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또 둘이 함께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가는 것. 그것이 사랑인데요. 그러나 그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78쪽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간 것이 슬프고 원만스럽다는 것. 그것은 지극히 일방적인 말이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움직이지 않고 여기에 있는 내 입장에서 하는 말일 뿐, 날아가는 철새같이 늘 옮겨 가는 상대방은 떠나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요. 그러니 이별의 슬픔이라는 것도 나 자신의 입장에서하는 부질없는 넋두리일 뿐, 떠나간 그 사람이 하는 말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둘이 같이 있지 않다는 사실, 그 사람이 떠나갔다는 사실 그것은 어차피 내가 사랑한 것만큼 사랑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일 뿐,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는 말이지요.-130-131쪽

그러나 젊음은 가 버렸습니다. 뜨거운 열정은 식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시들해진 삶은 덤이라고 생각했었지요.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습니다. 젊음을 대신하는 그 무엇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중년을 지나고 또 다르 시공간을 지나게 되겠지요. 지천면, 이순, 종심........ 이젠 서른 즈음처럼 집착하며 헤매지는 않겠지요. 앞에서 기다리는 미지의 세계로 두려움없이 나갈 겁니다. -241쪽

우리들의 일상은 늘 그렇습니다. 어느 날, 어떤 시간에 천지가 개벽할 그런 변화는 절대로 올 것 같지 않습니다. 그냥 이대로 이렇게 사는 것이지요. 기대한 대로 얻은 것은 별로 없으면서 그래도 또 기대를 하면서 기다립니다. 번번이 희망의 배신에 속으면서도 이번에는 혹시, 이번이 아니면 다음이라도....... 평생 기대의 끈을 놓지 못하지요. 그것이 우리네 삶입니다. 누구라도 기다림이 씌워 놓은 삶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272쪽

무엇보다 관계를 맺고 있는 인간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관계를 맺으려면 먼저 교환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관계를 맺고 나서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는 교환이 없다면 아직 관계 맺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오랜 역사를 통해서 볼 때 인간은 교환하면서 다른 인간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왔다는 겁니다. 교환하는 것이 물건이든, 생각이든 상관없습니다. 인간은 상대방과 주고받음으로써 그와 관계를 맺고, 또 그럼으로써 존재해 왔다는 것입니다.-303-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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