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사실이 한 가지 있다. '꿈은 억압된 소원의 위장된 성취'라고 한 프로이트의 꿈의 이론이 없었다면, 융의 '에너지 이론'(energic theory)과 아들러의 '기관 열등감과 보상'(organ inferiority and compensation) 이론, 켐프의 '역동적 메카니즘'(dynamic mechanism)이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이다.-11쪽
꿈 내용을 이루는 각각의 요소들은 꿈 생각들의 전체 내용에 의해 결정된다. 말하자면 꿈의 내용물 하나하나는 꿈 생각들의 요소 중 하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전체 꿈에서 나오는 것이다. 꿈 내용 하나하나는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서로 연결되어야 할 필요는 없으며, 꿈 생각들의 다양한 영역을 걸치게 될 것이다. 정말이지, 꿈의 요소들은 꿈 내용에서 서로 공통점이 없는 것들까지 모두 표현된다.-49-50쪽
꿈이 '이것 아니면 저것' 식의 선택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 꿈은 이것과 저것을 같은 연결에서 똑같은 권리를 갖는 대안으로 받아들인다. 꿈들의 생성에 '이것 아니면 저것'이 동원된다면, 내가 이미 설명한 대로, 그것을 '이것과 저것'으로 바꿔야 한다. 꿈에서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들도 똑같은 요소로 즐겨 표현된다. 꿈에는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표현은 없는 것 같다. 두 개의 생각 사이의 대립, 즉 전환의 관계는 꿈에서 매우 두드러진 방법으로 표현된다. 꿈 내용의 한 부분이 완전히 거꾸로 표현되는 것이다. -60쪽
이제는 고통스런 내용이 든 꿈까지도 소원의 성취로 분석될 수 있다는 점이 이해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 사람들이 꿈을 해석하는 도중에 말하고 싶지 않거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 주제들을 언제나 맞닥뜨리게 되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런 꿈이 불러일으키는 불쾌한 감정은 단지 우리로 하여금 그런 주제에 대한 논의를 억제하도록 하려는 혐오감에 지나지 않으며, 불쾌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를 직접 처리하려면 그 감정을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꿈에 나타나는 이 불쾌한 감정이 소원의 생성을 막지는 못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소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소원이 있다. 이런 꿈들의 불쾌한 특징과 꿈 훼손을 서로 연결 짓는 것이 정당하다고 볼 수 있는 근거들도 있다. 이 꿈들이 왜곡되었으며, 그 꿈에 담긴 소원의 성취는 위장이라고 결론 내릴 근거도 있다. 그렇다면 꿈 훼손은 사실 검열관의 행위라는 것이 드러난다. 우리는 꿈들의 법칙을 이렇게 다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꿈은 어떤 '억눌러진' 소원의 위장된 성취이다.'라고. -119-120쪽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과 꼬리에 꼬리를 무든 걱정꺼리,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인상들이 심지어 잠을 자는 동안에도 사고활동을 계속한다. 아울러 우리가 전의식이라고 부른 그 체계 안에서도 심리작용이 계속 벌어진다. -160-161쪽
무의식적 소원들이 언제나 활동 중이라는 말은 상당히 진실에 가깝다. 어느 정도의 자극이 건드릴 때마다 그 소원들은 그 자극에게 통과 가능한 길들을 제시한다. 게다가 무의식적 정신작용들이 절대 파괴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은 무의식적 정신작용의 놀라운 특징이다. 무의식에서는 종말을 맞는 것이 없다. 중단되거나 망각되는 것도 있을 수 없다. ......30년 전에 당한 치욕도 무의식의 정서적 원천에 닿기만 하면 그 후 오랜 세월 동안에 언제든지 최근에 당한 치욕처럼 작동한다. 그 기억은 건드려질 때마다 자극을 받으며 다시 생생히 살아난다. 이때 자극은 운동신경의 발작을 통해 해소되지만, 그 기억만은 언제든 다시 일어나 그런 발작으로 이어지게 된다. 심리요법이 시작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이다. 무의식적 정신작용을 조정하거나 망각하도록 하는 것이 심리요법의 임무인 것이다.-19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