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 그때야말로 남 눈치 볼 것 없이 그저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시기다. 지금껏 당신에게 그런 시기는 없었을 것이다. 이제 곧 당신은 누구의 간섭도 없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오랫동안 내면에서 잠자고 있던 나만의 재미를 위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렇게 시간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문득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를 만날 수도 있다. 하루하루를 온전히 나의 것으로 아여 시간 속에 자신을 푹 담그다 보면 인생의 참맛을 알게 될 것이다. -6-7쪽
나이를 의식하게 되는 시기의 모든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늙는다는 것'과 '나이가 드는 것'을 구분하라는 거이다. 늙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생물학적인 노화가 찾아온다는 뜻이고,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젊은이에게는 없는 것들이 생겨난다는 뜻이다. 사람을 다루는 법이나 관계를 보는 눈, 풍부하고 다채로눈 경험, 세월이 가르쳐준 직감, 그리고 욕망을 컨트롤할 수 있는 지혜 등은 나이를 먹을수록 빛나는 인생의 전리품들이다. -41쪽
행복은 산 정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슭에도 분명 있다. 그러나 돈 많은 사람을 부러워하며 내 신세를 한탄할 필요 따윈 없다. 돈이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나름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되어 있다. 물론 없는 것도 어느 정도까지다. 가난은 사람의 마음을 왜곡시키기 때문에 당장 먹을 쌀이나 빵도 못 살 정도라면 마음에 상처를 입고 삐딱해지기 십상이다. 흔히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가?'라는 명제를 논하곤 하지만, 사람의 도리를 잃지 않는 것이 행복의 전제 조건이라고 한다면 행복은 분명 돈으로 살 수 있을 것이다. -109쪽
결혼이란 호적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순간부터 서로가 '내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갖게 한다. 배우자가 내 것이니만큼 나보다 더 잘 알고, 더 익숙한 사람도 없을 거라는 착각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착각이다. 오히려 부부일수록 일상이라는 보이지 않는 베일에 가려 생대방을 제대로 못 보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제대로 알아주는 이를 찾는 법인데 그 역할을 배우자가 해주지 못하는 것이다. 당연히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다. -140-141쪽
딱 까놓고 말해서 회사의 직함이 사라지면 그냥 '아저씨'다. 그때부터 있는 그대로의 됨됨이만으로 평가받게 된다. -171쪽
이상과 현실에는 격차가 있다. 언제나 판타지로 느껴졌던 곳이라도 일단 '삶의 공간'이 되어 버리면 금세 일상이 되고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지금 살고 있는 '이곳'에서 판타지 공간인 '저곳'을 보다 더 많이, 즐겁게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192쪽
"노년을 불평한다는 것은 모순이며, 현자는 인생의 모든 시기를 기꺼이 받아들인다"라고 했던 키케로의 말처럼, 나이는 그저 나이대로 인정하면서 여전히 자신이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하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다. 당신의 두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엔진의 시동을 끄지 않은 채 여전히 돌아가고 있으며,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다. 그 엔진을 이용해서 계속 달리느냐, 아니면 꺼버리느냐는 오로지 당신의 선택여하에 달렸다. -210쪽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심신의 조화가 흐트러져 버리면, 자기도 모르게 욕망에 지배당하고 끝내는 추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은퇵 확실한 사람은 나이 드는 속도에 맞처 욕심을 제어하며 멋지게 물러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물러난다는 것은 족함을 아는 것이며, 더 나아가 인간의 최대 욕망인 '삶'에의 집착을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어렵다. -24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