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으로 보는 많은 매체 속에서 단연 종이책을 주장하는 글을 읽으며, 예전에 잠실구장에서 야구 본 기억이 떠올랐다. 누군가가 안타를 쳤는데 순식간에 획 지나갔고 다음 타자가 나왔다. 그 순간 잠시 기다렸다. 다시 그 장면이 나오기를... 텔레비전의 야구중계와 착각을 한 것이다... 영상매체는 이와 같다. 내가 주인이 될 수 없다는 것, 책읽기는 내가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볼 수 있고 미리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종이책을 읽어야 한다. 종이책에 동의한다. 책 냄새, 책장 넘기는 소리, 손끝에 닿는 감촉, 오감을 동원해야 가능한 종이책이다. 그 느낌을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